차갑고 쓸쓸한 방, 무언가 그리는 한 사내 - Edvard Munch, Night in St. Cloud 1890

in #kr-art6 years ago

안녕하세요. @tasquai입니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그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뭉크 작품은 대부분 호감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왜냐면 너무 슬프다고 할까요?
특히 수 많은 감정 중 슬픔, 절망, 분노를 자신의 작품에 또렷이 담아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몹시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런 뭉크의 작품 중에서도 어느 작품보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NG.M.01111.jpg
Edvard Munch, Night in Saint Cloud, 1890

1. 그림이 말하는 이야기

전체적으로 푸른 빛을 띠고 불이 꺼진 방, 달빛과 도심의 불빛들이 스며들고 창가에 한 사내가 턱을 괴어 창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쓸쓸한 장면을 그림을 보는 우리는 커튼 뒤에 숨어 그를 지켜보고 있게 됩니다.

2. 외로움, 애정결핍

쓸쓸한 방안에 멍 때리고 있는 저 사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제가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이 그림을 접한 저는 당시 저의 감정을 이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세상과 단절된, 매우 억압되고 통제된 생활 속에서 자유를 얻은 후에 찾아오는 부적응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환한 달빛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밤거리의 사람과 풍경을 그저 바라보고 열망하는 저의 모습을 저 사내의 뒷모습에서 보게 된 것이죠. 그리고 커튼 뒤에서 사내를 관음하게 되는 구도는 저 자신이 관심을 받고 싶음의 욕구를 표현하는 듯합니다. 뭉크도 그러했을까요? 뭉크 자신 또한 지독히도 불행했던 자신의 삶에서 외로움과 애정의 욕구를 또 다르게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뭉크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자신의 모습을 나타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저 사내의 실제 모델은 친구였지만 내용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도는 물감을 사용하여 뭉크 '청색시대'의 시작이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저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저 또한 유년기에 아버지를 여의었기 때문에 왠지 이 그림에 강력히 끌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네요.

4. 예술은 길다.

강력한 그리움과 우울한 여운이 남는 이 작품을 통해 시대를 넘어 뭉크가 저에게 말하는 이야기는 위로, 위안이 되니 그래서 예술은 위대한 것이 아닐까?

"나는 날이 밝아서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슬픔에 젖어 있는 것말고는 달리 어쩔수가 없었다. 나는 백만가지의 기억에 묻혀 외로이 앉아 있었다. 그것들은 백만개의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갈갈히 찢어놓고 ,그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그대로다. 지붕위로 침침하고 무거운 공기가 떠돈다. 빛은 빨리도 사라지고 만다. 창문을 통해 모든것이 그림자로 모사되기 시작한다." ㅡ 뭉크의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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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기다리는 걸까요? 무엇을 바라보는 걸까요? 고민이 있거나 생각이 많을 때 이 그림을 바라보면 좋을 것 같네요. 좋은 그림 추천 감사합니다.

멋지신데요 !! 그림까지 !! 다양한 분야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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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래전 대학교 다닐때 미술역사 배울때 뭉크그림에 대해 공부하던적이 생각닙니다.

그냥, 좋네요. 뭉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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