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가 물어온 아이

in #kr-animal2 years ago

image.png

어린 아이가 부모님에게 묻는다

아이는 어떻게 태어나는 건가요?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에게 답한다

황새가 갓난 아이를 물어온단다.

사실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준다는 것은 유럽에서 넘어온 이야기로 황새는 출산을 상징하는 새라고 한다.

출산, 출생은 한자 문화권에서는 삶을 얻는 것이지만 유럽 문화권에서는 Birth 즉 어딘가로부터 날라져 왔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고대 영어를 보면 beran)

흠 이것과 비슷한 라틴어로는 bearent 가 있는데, 라틴어-한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image.png

beo 가 저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니 ㅋㅋㅋㅋ 흠 축복하다 이런것과 탄생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조금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조금더 검색해보니 고대 영어 Beran 은 북유럽 언어인 스칸디나비아어에서 유래했고, (관련 기사 ) 북유럽의 전설에는 창조의 바다에서 황새가 태아를 발견해 사람에게 전달해 주었다는 <황새의 선물>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내용을 이 블로그에서 찾을 수 있다. 황새가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 두 세계의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죽은이의 영혼을 하늘로 하늘의 영혼을 지상으로 보내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실 황새 이야기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도 등장한다. 제우스가 바람을 핀 상대를 헤라가 황새로 변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이 번역된 블로그에서 관련된 내용들을 더 찾아 볼 수 있다)

2003년도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image.png

저는 한국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얻었습니다. 최근 20년 사이 황새의 수가 많이 줄어든 한국에서는 매년 태어나는 아기들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처음 황새가 조금씩 줄어들 때는 남은 황새들이 열심히 일해서 보충했는데, 숫자가 너무 감소해 한계에 다다른 거지요. 이같은 현상은 네덜란드 등지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ㅋㅋㅋ 이 같은 통계 분석은 사실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애초에 과학 유머 글이니까 웃고 지나가자


근데 사실 황새는 출생에 관여가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자식을 죽이는 새로도 유명하다.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은 동물들에게도 존재하는데,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서 동물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종종 잔혹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으며 그 알은 다른 새의 알보다 빨리 부화하여 다른 새의 알을 둥지에 떨어트려 죽이거나, 몸집이 커져 다른 새의 새끼를 떨어트려 죽인다. 이는 그래도 다른 종족간의 자원을 둘러싼 생존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황새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황새는 보통 3-4개의 알을 낳으며 서식 환경에 따라 먹이의 수가 부족하면 과감하게 새끼를 부리로 찍어 기절시키고 둥지 바닥에 떨어트려 죽인다. 사실 이렇게 죽이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고, 심지어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충남 예산군에 "예산 황새 공원"이 있다. (관련 기사 )

image.png

안타깝게도 방사한 황새에게서도 저런 것이 직접 목격 되기도 했고 기사도 나왔다.

image.png

김 박사는 “사육장 안에서도 마지막에 깨어난 작은 새끼를 먹거나 던져버리는 일이 드물게 벌어진다”며 “늦게 낳은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나이 차가 5일만 돼도 먹이 경쟁에서 밀려 도태되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야생에 방사한 황새에서 이런 행동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황새는 보통 1∼4일 간격으로 알을 낳는데, 알을 많이 낳을 경우 늦둥이는 처음 깨어난 새끼보다 훨씬 발육이 늦어진다

아마 이런 것이 황새의 습성이 아닐까 싶긴 하다. 작고 발육이 느린 늦게 태어난 막내가 종종 희생 된다고 한다.

ㅠㅠ


여담으로 내가 알고 있는 우리의 상식 밖의 동물 이야기들를 몇가지 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고려청자 에도 등장하는 원앙은 부부의 화목과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는데, 사실 원앙은 일부다처제 (다만 암컷이 배우자 선택권이 있다. 원앙의 경우 암컷이 수컷보다 개체수가 많다)로 사는 새이다.

흔히 자식을 험하게 키운다는 독수리나 사자 (독수리나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 떨어트린다는 이야기)는 사실 다 거짓말이다. 독수리나 사자는 새끼를 1-2마리를 가지기 때문에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이런 먹이사슬 최강의 포식자들은 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에 새끼를 적게 낳고 매우 귀하게 키운다.

우리가 귀엽게 여기는 미어캣은 동족 살인을 가장 많이 하는 포유류 이고, 몇몇 포유류 중(예로 야생의 토끼, 고양이, 개)에 사람의 손에 닿아 새끼에게 사람 냄새가 나거나 할 때, 새끼를 먹기도 한다. 뭐 어류나 파충류, 양서류들은 동족이나 자식개념이 거의 희박해서 자기 알이나 새끼를 먹는 경우가 허다하니...


오늘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실 황새가 물어온 아이 속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다는 거.....

으악

Sort:  

동물 얘기는 그렇고, beo가 좋은 사람이란 뜻이네요. 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3
JST 0.029
BTC 66217.53
ETH 3316.11
USDT 1.00
SBD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