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최근에 프로젝터를 하나 샀다. 낮에는 매체를 볼 일이 별로 없기에 밤 전용이다. 나는 밤에 뭔가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관 느낌도 내고. 최근 프로젝터의 발전은 참 어마무시하다. 단순한 연결을 넘어서 자체적으로 와이파이를 통해 부가 기능들을 제공한다. OHP 도 접해본 나로서는 정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공간을 어떻게 하면 절약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책도 최대한 줄여보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일년 동안 읽지 않은 책이 있다면 그 책은 애초에 없었던 책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면 집에 두지 않고 정리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간혹 쓰임새가 있을 경우를 상상한다. 그 일말의 가능성 때문에 정리를 주저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참 어렵다.

조만간 집에 있는 TV를 정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TV도 옛날 브라운관 방식에 비하면 많이 얇아지고 간소해졌지만 애초에 어떤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 자체가 공간의 잠재성을 잃어버리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긴 태어날 때에는 자신의 소유가 없다가 자라면서 점점 소유가 생기고 무거워진다. 얻은 것이 많을수록 잃을 것도 많다. 잠재적으로 잃을 것을 쌓아간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두려워졌다.

채워진 공간을 어떻게 비울지 고민한다. 비운만큼 자유로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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