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 나는 당신과 헤어질 권리가 있어요

나는 당신과 헤어질 권리가 있어요.

대학생일때 자취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처음 손을 맞잡았던 당신 모습 기억해요. 몇 번을 망설이다 살며시 다가왔죠. 얼마나 혼자서 손을 쥐었다 폈다 했는지, 당신의 부끄러운 마음이 따스한 온기로 손 끝에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장난기 가득했던 당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가족들과의 정다운 추억을 들었을 때, 비로소 온전히 당신에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흐리게 보이던 당신이 명확히 다가왔어요. 당신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수줍게 첫키스를 건네던 당신의 서툰 모습도 떠올라요. 숨가쁜 입김이 빨갛게 달아오른 당신의 볼을 통해 느껴졌어요. 그 짧은 순간, 어쩔 줄 몰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쭈삣쭈삣했던 당신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어요.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은 하나였어요. 시간과 추억을 진심으로 함께 했잖아요. 그러니 아무런 미련도 여한도 없어요. 당당하게 사랑했으니 당당하게 요청하고 싶어요.

나는 당신과 헤어지고 싶어요.

...

아직 손을 잡지 않았다면
-이문재

아직 손을 잡지 않았다면
아직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았다면
그대는 아직 그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대가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모른다면
지금까지 자기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면
그이는 아직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날카로운 첫키스가 첫단추가 아니다
첫키스는 서툰 기습같은 것이다
사랑은 손에서 시작한다
사랑은 손이 하는 것이다
손이 손을 잡았다면
손이 손안에서 편안하게 힘을 주었다면
사랑이 두 사람 사이에서
두 사람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두 손은 서로의 기억을 가지려 한다
열 개의 손톱이 모두 그이의 얼굴로 보일 때
손금에서 꽃 피고 별 뜨고 강물이 흐를 때
그리하여 그대가 알고 있는 그이의 이야기와
그이가 알고 있는 그대의 이야기가 같아질 때
그때부터 둘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헤어질 수 있는 자격은 그때서야 생기는 것이다
먼 훗날, 아주 먼 곳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렇다고 후회하지도 않으며
추억할 수 있는 권한은 그때서야 가지게 되는 것이다

...

헤어질 수 있는 권한을 나누어주세요 ^^
추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될 겁니다.
당당하고 멋스러운 당신의 권한
"디클릭" 에 "꾸~욱" 담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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