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널 걱정을 벌써 해서야!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몇년 전에 고위직(?)에서 은퇴한 한 친구가 있었다.
그는 두 달 정도는 그간 소홀했던 지인들에게 인사도 다니고 주변 정리도 대충한 후에
지구의 절반에 가까운 먼 길을 화려하게 여행할 계획을 세워놓았던 터고 시간적 여유도 넘친다해서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두 달이나 시간여유가 있다며 고향다녀 온 뒤에 막걸리 한잔 하기로 했었는데
그와 통화는 자주 했어서 상봉(?)할 날을 잡으려해도 여간 쉽지 않았고,
결국은 여행까지 다녀온 후에야 회포를 풀수 있었다.

그땐 날 왕따시키냐며 서운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었다.(내딴엔 위로도 겸했는데..)
당시에 그 친구 변명 왈!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했었다.

지금은... 내가 그렇다.
밥먹자! 술한잔 마시자! 운동하자!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보자! 고상한 말로 자문 부탁한다! 등등...
(자문(?)은 목울대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고맙다 했다)

대부분 대충 핑계대고 거절하거나 미루기 일쑤인데
이제는 내가 출입하는 곳이 변두리라서 본정통에 나서기엔 내 시간이 귀하고,
이곳으로 청하기엔 송구한 구석이 있어서다.

혼란.jpg

후회도 든다...

어인일인지 시간적 자유를 얻었노라고 공포하지도 않았는데 평소보다 훨씬 부르는 데가 많아졌다.
대부분의 제의들은 감사 또 감사드려야 마땅할 일이건만,
또한, 이러다 완전히 소외될 수도 있겠다 싶은 두려움(?)도 들건만,
단 며칠의 자유만을 맛보고 곧바로 책가방을 든 인생 후반기 초딩이란 고행길(?)에 나선 초라한 입장인데 어쩌겠는가? ㅎㅎㅎ

실은 가족들에게도 고행길에 나선 정확한 내용은 보고하지 않았다.
다만, ‘평일에 삼식이는 되지 않겠다. 뭔가 배우고 싶어서 어떤 곳에 나다녀 볼 것이다’는 정도만 고백한 상태이다.

지금의 내 과업이 아직은 예상한 것보다 더 빡쌘 느낌이다.
그러나 초반전이니까!!! 날 풀리면서 함께 풀리겠지~
내일은 백수의 첫 주말인데 내 새끼줄은 더 빡빡하다. 어째야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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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도 뉴비에요 ㅋㅋ
저도 프리랜서로서 서기 위해 이것저것 노력 중인데 뭔가 생각보다 더 빡세다는 말씀에서 공감이 가네요 ^^....

팔로합니다 자주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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