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이프) 섬아이들의 희안한 식성

in Korea • 한국 • KR • KO4 years ago

급식소에 방역 알바를 다니면서 알게된 섬아이들의 재미있는 점이 있다.
사실 그 전에 급식소에 대체로 알바를 다니면서도 알았지만, 방역 알바를 하니 좀더 여유가 있어서 사진으로 몇장을 찍을 수 있었다.

섬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단연코 '고기'이다. 특히 '육고기'
생각해 보면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물고기'는 흔하게 먹을 수 있으니, 그 아이들에게 '육고기'는 특별식이 되는가 보다.

육고기로 만든 제육볶음이나 소고기 미역국, 치킨 마요 같은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아이들은 마치 돌고래처럼 괴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식판을 들고 자기 차례가 되면 언제나 배식하는 사람에게 애교를 부린다.
"많~이~ 주세요~" 하면서.
그리고 먹고 또 와서 받아가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정말 제주도 아이들의 육고기 사랑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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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이 이 아이들이 급식을 다 먹고 자리를 뜨면, 소독티슈로 이 식탁을 닦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신나게 밥을 먹고 있을 때는 이렇게 한쪽 구석에서 아이들이 다 먹고 나갈 때까지 대기를 한다.
이날도 뭔가 맛난 반찬이 나와서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먹고 있었다.

어제는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태국이 나왔다.
동태 한두 조각이 둥둥 떠있는 국이 아니라, 감자 호박 등도 썰어넣고 동태도 큼직하게 들어간 얼근한 동태국이었다.
알바를 가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데, 나는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아이들도 오늘은 맛있는 식사를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건 육지에서 온 나의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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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테이블이 거의 비었다.
같이 방역 알바를 하는 언니는 제주도 토박이인데,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생선국이 나오거나, 생선 구이가 나오면 아이들이 이렇게 현격히 안 온다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학교 선생님이 급식소에서 아이들 자리 배치를 해주시니, 이렇게 한쪽부터 차례로 않고는 빈자리가 한쪽에 휑하니 난 것이다.

이 많은 아이들이 물고기를 피해 어디 가서 뭘 먹고 있는 건지...
겨우 인스턴트 음식이나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언제 봐도 신기하기만 한 '섬아이들의 희안한 식성'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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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안에선 밖이 섬 밖에선 안에 일이 희안하지요.^^

 4 years ago 

그런 섬에 살아 보고 있어서 좋습니다.ㅋ

전 급식세대는 아닌데 회사 구내 식당도 마찬가지 던데요~ ㅎ 생선 나오는 날은 젊은 친구들은 나가서 밥을 먹곤 하더라구요~

 4 years ago 

생선을 좋아하는 저는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입니다.ㅋㅋ

학생들이나 젊은 친구들 중 생선을 안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4 years ago 

저는 어릴 때부터 생선을 무지 좋아했거든요.
비린내가 나서 싫어하는 걸까요?

 4 years ago 

물고기보단 육고기죠 흐흐
물고기는 누가 발라주면 잘먹는데 -ㅅ-..

 4 years ago 

오이님도 육고기파시군요.ㅋ

이해가 되는 부분이네요.
지금 제주에 있는데 저도 생선을 좋아해서 어제 회 좀 먹었는데 이번엔 왠지 안 땡기네요.
다른 멋진 먹거리를 찾고 싶어요^^
뭐가 좋을까요? gg님 ㅎㅎㅎ

 4 years ago 

코로나 때문에 제가 다녀왔던 음식점들이 다들 안녕하신지 잘 모르겠네요...
다른 음식은 인터넷 찬스가 더 빠르실 거구...

보통 제주도하면 흑돼지가 유명하지만, 흑우로 유명한 식당이 한곳 있습니다.
'검은쇠몰고오는'이라는 식당인데, 육고기 드실 생각이면 한번 가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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