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mp of the day - 20230128

중대재해 발생 4~5년이 흘렀어도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노동자들은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산재 예방책을 마련하지 않은 회사에 대한 분노보다 스스로 아무것도 못했다는 죄책감과 무기력함이 컸다. 이들은 산재 목격자이면서 동시에 산재로부터 살아남은 생존 노동자다.
‘생존 노동자’들은 인터뷰 중간중간 괴로운 듯 크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때론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생존 노동자들은 “그저 살고 싶었다”고 했는데, 동시에 “사는게 지옥같다”고 말했다. 치유과정 없이 ‘겁쟁이’로 비난 받으며 노동에 내몰린 탓이었다.


이 남매는중증발달장애인이지만, 자기 의사 표현 능력이 뚜렷이 있다. 만약 엄마가 죽고 없으면 어디서 살고 싶은지 이 남매에게 물어보라. 이 남매의 거주 선택권에 대해 제발 좀 관심을 가져 달라. 의왕시청은 시설에 보내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지만, 제발 자기 의사표현 능력이 있는 이 남매의 의사를 존중해 달라. 어디서 살고 싶은지, 지금처럼 의왕시에서 지금의 집에서, 혹은 지금의 동네에서 지금 받고 있는 주간활동 서비스나 주간보호 서비스를 받으며 살고 싶은지, 아니면 낯선 시설(공동생활가정포함)에서 한 공간에 4명, 혹은 5명이 집단 생활하고 싶은지, 그리고 시설운영자의 마음과 편의에 따라 외출, 외박, 주간활동이 통제되는 시설에서 살고 싶은지 물어봐 달라.


'듣기 싫고 관심 없으니 닥쳐라'라고 말하고 싶은 걸 '나에게 너의 의견을 강요하지 말라'라고 바꿔서 말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건 굉장히 문제적이고 흥미롭다. 분명 자신이 다수이자 주류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어떤 죄책감이나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모든 언행을 '강요'라는 일종의 가해로 규정하고, 자신을 강요당하는 피해자로 스스로 위치 지음으로써 상대방을 침묵시키고 자신이 연루된 몫의 책임은 외면하는 방식의 정치. 단순히 '너도 맞고 나도 맞으니 넘어가자'의 차원도 아닌 것 같고. 보면 볼수록 무책임하다고 넘겨버리고 끝낼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Dump of the day

매일 글 쓰는 것도 어렵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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