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의 벚꽃

온 가족이 어딘가 방향을 정해서 가다가 아이가 잠들게 되면 네비를 보면서 목적지와 관계없는 골목골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을 향해 방향을 꺾곤 한다.

KTX동대구- 밀양 구간의 중간쯤에 지나치게 되는 삼성역, 예전엔 통일호나 비둘기호가 정차했을 듯한 폐역에 벚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경북 경산시에서는 설총, 일연, 원효. 3인의 성현을 테마로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낡은 폐역에도 삼성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걸 보면 이게 최근에 시작된 일은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찾아봤더니 일일삼성오신一日三省五身, 하루에 세 번 자신을 돌아보며 인격을 갈고 닦는다는 폼나는 말에서 따온 이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마을 이름이란 이렇게 교훈적이어야지 하며 누군가가 책상머리에서 붙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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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벚꽃이 지키고 있는 역은 찾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낙화를 조용히 즐기기 좋아보였다. 내년에는 조금 더 일찍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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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역이 주는 묘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그래서 노래에도, 소설에도, 영화에도 역이 자주 등장하는 거겠죠. 한 때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썼던 노래입니다ㅎㅎ

우와 정말 오랜만에 듣는 노래네요 듣고 있자니 20대때의 MT가 생각나네요 추억여행을 시켜주시네요 ^^ 감사합니다

사진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우연히 찾은 곳의 풍경이 좋으니 기분이 더 좋더라고요.

벚꽃잎이 떨어진 바닥이 분홍분홍으로 가득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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