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Frühlings...'

지나고 보니 요며칠 성악곡을 듣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지 거기에 좀 몰입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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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난 주말 접한 메조 소프라노 테레사 베르간사 Teresa Berganza의 별세 소식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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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봄'은 따뜻하고 다정하며 희망적으로 묘사되는 것이 일반적인 느낌이겠지만, 어쩐지 봄노래를 들을 때면 그저 밝게 들리지만은 않는 건 기분 탓일까...
어쩌면 봄에 대한 열망과 기다림 이전에 겨울의 추위와 결핍 속 고통과 절망, 고뇌와 오랜 번민 속에서 일구고 다져진 상념의 씨앗, 그것들의 자연스런 파종이 작곡가들의 마음 속에서 스스로 싹을 틔우기 시작함과 동시에 어느새 오선지로 옮겨가 진한 잉크 냄새와 함께 그려지기 시작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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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꿈 Frühlingstraum'
'봄의 믿음 Frühlingsglaube'
'봄의 노래 Frühlingslied'
'봄의 밤 Frühlingsnacht'
......

그 수많은 '봄의... Frühlings...'로 시작되는 제목들이 유난히 더 깊고 짠하게 다가오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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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36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불운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독일의 테너 프릿츠 분덜리히 Fritz Wunderlich(1930-1966)와 독일인 피아니스트 후버트 기즌 Hubert Giesen(1898-1980)이 연주한
슈베르트 Schubert 의 '봄의 믿음(신앙) Frühlingsglaube' D.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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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기 전 마지막 순간에 어떤 음악이 고인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을까.. 아니면 그 곳에 어떤 음악이 흐르고 있었을까...?

연초록빛 나뭇가지 사이로 봄 햇살이 스며드는 유리창 밖을 흐릿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오래된 침대에 몸을 맡긴 채 서서히 잠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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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한 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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