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햇살이 너...무나 따갑고 바람이 너...무나 시원하다. 높디높은 하늘이 새파랗고 드러누운 산들이 짙푸르다. 선홍빛 코스모스 램프가 맑은 바람에 산들거리며 청명한 가을 하늘에 불을 켠다.
시원한 골목 바람이 불어서 잠깐 앉았다 간다는 게 꽤 오래 앉아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추우나 더우나 아침 저녁 오갔던 골목. 변한 것도 많고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이 나이에 여기 앉아서 그 시절을 떠올릴 줄은, 그치만 고작 학창시절 같은 걸 떠올린 건 아니다. 내 추억 속에서 학창시절의 존재감은 이 골목길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된다.
많은 것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스치는 생각이 많다. 10분이 지나면 반이 없어지고 한 시간이 지나면 거의 없어지고 하루가 지나면 기억도 안난다. 단편적으로 날아가듯 스치는 것들이 참 많은데 좀체 하나의 서사로 묶이지가 않는다. 뭔가 쓰고 싶은데 결국 다 스쳐가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