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辛丑)년 봄농사일지와 부추전 한조각

in zzan3 years ago (edited)

부추전.jpg

겨울 나고 돋아나온 부추를 뜯어서 부추전을 해먹었다. 작년에 새로운 밭으로 이전했는 데 이전 경작자가 딸기와 부추를 심었다고 한다. 그 양반은 처음에 심어놓고 한번도 안 왔다고 한다. 그래서 밭을 가는데 개고생 했다. 딸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잡초처럼 금새 퍼져서 힘들기 때문에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야 한다. 그리고 감자를 심어 제법 많이 수확했다.

경작된 감자밭.jpg

작년에 처음 밭을 갈기 시작할 때 부추를 먹어야지 했는데 나도 게을러서 그냥 나두었다. 여름이 지나면서 다른 잡초들과 섞여서 존재감이 없어져서 잊고 있었다. 그리고 가을 김장 농사를 하였고 배추와 무를 수확하고 이렇게 겨울이 지나갔고 새로운 봄이 왔다. 그런데 올해 봄농사를 다시 시작하는데 황량했던 땅에 부추와 작년 가을 농사에 심고 수확하지 않았던 쪽파가 듬성듬성 무리지어 자라나고 있었다. 올해는 밭두둑을 짧고 굵게 앙증맞게 아기무덤처럼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지지난주 2주전의 일이다.

그리고 지난 주 초에 감자를 몽짱 심었다. 올해도 감자가 맛있을 것이다. 텃밭농사 경력이 어느덧 10년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봄농사는 그냥 감자로 올킬하는게 나의 성정상 딱이다. 왜냐하면 한번 심어놓고 안와도 된다. 그래서 하지 즈음에 와서 수확해 가면 된다. 물론 날씨가 아주 덥지 않을때 까지는 산책겸 잡초들 괴롭히고 내가 심은 감자들을 쓰담쓰담 해주러 일주일 혹은 이주일에 한번쯤 오긴한다. 봄에는 벌레들이 많아서 그거 때려 잡느니 그냥 나두는게 낫다. 번거롭게 상추다 완두콩이다 고추다 토마도다 뭐 그런거 심으면 자주와서 물줘야한다. 그거 졸라귀찮다. 집앞에 밭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쪽파.jpg

오늘 애기 잡초들 좀 괴롭히고 감자싹이 잘 나오도록 밭두둑을 쓰담쓰담해주었다. 그리고 부추와 쪽파를 뽑았다. 쪽파의 경우 작년에도 시기를 놓쳐 늦게 수확하는 바람에 억새져서 좆대부렀다. 그래서 올해는 야금야금 1주일에 한번씩 캐서 라면도 끓여먹고 떡국도 끓여먹고 할 것이다. 또 생강과 파뿌리를 함께 넣어 2시간 진하게 달여서 꿀을 타서 먹으면 면역력 강화에 아주 좋은 민간 요법이다. 약간 한기가 있을때 이렇게 먹으면 몸속이 따뜻하게 퍼지는 느낌이 감기약 저리가라이다. 물론 입에서 쪽파냄새가 좀 많이 남아서 입냄새 조심해야 한다.

세척된 부추와 쪽파.jpg
수도원차.jpg
소금.jpg
부추전믹스.jpg
부치기.jpg

제작년 독일 뤼데샤임 힐데가르트 수도원에서 사온 차를 우려낸 물, 히말라야 소금, Spices grinder, 메밀가루, 감자전분, 달갈 2개를 넣고 부추를 잘라서 부추전 믹스를 완성했다. 원래 다이어트 중이라 저녁은 안먹어야 하는데 오늘 특별히 열외다. 한조각만 부쳐막자. 그래서 부쳐먹었다. 그런데 넘나 맛있다. 또 안부쳐먹고 잘 참았다. 나름 절제하여 내가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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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봐서 다행이라는...
막걸리가 안 보입니다.

오늘도 보팅 요청...

담 달에는 한 달치 보팅 요청 해줄게요.
한 달 마감이라 기다려야 합니다. ^^

으아! 헤헿헿헤. 또요? 저만 넘나챙겨주시는거 아니에요? 저는 보팅대신 형님에게 사랑을~

몸에좋은양배추심자양배추양배추양배추

양배추안심어봤어근데안심어나는오직봄감자가을배추무쪽파끝.

올해 대파 떡쌍! 했던데,

쪽파 도.. 떡상했으면 핵이득!?

5평떡상해봐야쥐좆

히말라야소금에 수도원 찻물이라...
이국적인 맛이겠어요^^

부추향에 뭍혀서 절대미감이 아니면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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