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의 새벽

in zzan4 years ago

모처럼 집에서 쉬는 휴일이다.

창을 열고 하늘을 본다.
비록 먼지로 가득한 하늘이지만
그래도 내가 보는 하늘이다.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나를 굽어보는 하늘이다.

맞으편 아파트에 고가 사다리차가 물려있다.
누군가 이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다리를 타고 커다란 박스가 올라간다.
바구니가 줄지어 올라간다.

교회에서 찬송가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경적소리가 지나간다.

처음 이사 올 때 새 건물이라 깔끔하고
조용하기까지 해서 좋다던 부동산 중개사의 말
하룻밤 자고 알았다.
낮에는 조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른 새벽이면 어김없이
은총으로 나를 깨우는 분들이 계시다는 걸

새로 이사 온 사람들에게도
새벽마다 은총은 내리겠지
모닝콜 보다 은혜로운 선율과 함께
행복한 일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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