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잡혔다.
토요일, 모처럼 온전하게 하루를 쉰다.
이게 몇 달만인지 모르겠다.
쉴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홀가분 하다.
혼자사는 남자가 이런 날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옷장정리와 이불세탁이다.
우선 이불을 들고 근처 빨래방으로 간다.
물론 운동화도 같이 데려갑니다.
먼저 가던 빨래방은 세제와 섬유린스등을 따로 구입했는데
이번에 새로 생긴 곳은 자동 투입되는 편리함이 있다.
물론 새로 오픈해서 모든 게 다 반짝반짝 하는 신제품이다.
빨래를 넣고 딸깍~ 소리나게 손잡이 돌려 잠그세요.
원하시는 코스를 선택하시고 5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시작 버튼만 누르면 깔끔하게 빨아 준다지만
지루한 건 어쩌나 포노사피엔스답게 스마트하게 해결한다.
유튜브에서 영화 몇 편을 맛보기로 훑어본다.
운동화가 먼저 나 다 됐어요~~~ 하는 신호를 보낸다.
이번엔 건조기에 넣고 뜨거운 맛을 보여준다.
바로 옆에 있는 커피머신에서 커피도 한 잔 뽑는데 향이 그럴듯하다.
맛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ㅎㅎ
이불은 대형 세탁기라 그런지 좀더 기다려야 해서
이번엔 게임을 고르는데 친구가 톡을 보낸다.
화창한 주말 뭐하느냐고, 그걸 꼭 말 해야 하나 피차 똑같을텐데
한참 까똑거리고 있는데 이번에 세탁기에서 꺼내달라고 한다.
이번엔 사십분 건조다.
친구가 자꾸 만나자고 보채더니 빨래방으로 오겠다고 한다.
어제 마신 술이 아직도 쌓였는데 제발 좀 쉬자고 해도 막무가내다.
이 친구는 내가 이사를 하면 한 달도 못 돼서 옆으로 이사를 온다.
나중에 내가 총각으로 늙으면 그건 이 친구 때문이다.
하루라도 나를 혼자 있게 하는 날이 없다.
그래 피곤한데 빨래나 들고 가서 청소나 말끔히 해라,
마누라 보다 더한 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