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립다 하자

in zzan3 years ago

htm_2006090205555540004010-001.jfif뭉크 절규

아직도 그립다 하자

희미해진 그리움
다시 가슴에 간직하려면
압정이 필요하다
누룰수록 아프고 피 나도
참아야 한 사람을 그리워할 수 있다
튕겨 나가려고 하면
땅땅 두들겨야 하는 망치도 필요하다
내 삶이 삐걱거리지 않게
내 살을 찢고 심장 가까이 박아야 한다
비뚤게 박히면
잡고 펴야 하는 펜치도 필요하다
휘어진 삶을 잡고
안간힘을 써서라도 바로 펴서 박아야 한다
더는 그리워해야 할 것이 없을 때
그는 강물에 뛰어내린다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암전)
창밖 진한 어둠을 가르며 전철이 지나간다
희미하게 잊혀지는 설레임이 싫어서
저 씩씩한 소리를 듣는 한
그리워하며 일어나야 한다
말라가면 눈물 한 방울로 적셔가며
그리움을 심장에 꽂고
두근두근 살아서 잠들고 깨어나야 한다
푸른 하늘 별 하나 다시 들이려면
내가 밟고 있는 땅에
한 알의 씨앗이 싹 뜨는 걸 보려면
두 눈에 불은 끄고
가슴에 그리움 켜고
떨어진 진흙탕에서 일어나자
살아서 한 발 더 내딛자
아직도 그립다 하자
(암전)

2021.12.11.
@Jami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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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진흙탕에서 일어나자
살아서 한 발 더 내딛자
아직도 그립다 하자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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