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꽃에게
<양지꽃에게>
---한 상 유---
씨앗 하나 왼 가슴께 떨구거든, 어깨너머
모가지 타고 올라
뇌리에 아쉬움이 남았으면
한 해 더 쏘삭이던지, 혹
눈물 언저리엔
누웠다가
헐은 두덩 간질여 돋은 살
되바라져
파란 하늘 부비다
쬐만 얼굴
연한 햇살에 붐비다가
마을 어귀까지 등성이 어디선가
밤나무 목덜미 타고 졸던
까마귀 각시
씨앗 하나 지리거든, 가슴팍에
박히거든
지나던 서울내기가
똥꽃인가
개망초라 우기든
어깨너머 모가지를 타고, 혹
아무 언저리에
<나도양지꽃>
---양 문 규---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상 구석구석 넓고 깊기도 한
속사정 다 알 수 없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볕이 잘 드는 곳으로
몸 두고 사는 것이 아닐는지
개울 옆 작은 밭뙈기를 부치던
울진 할머니 보이지 않지만
마취가 안 되어서
생으로 맹장 수술을 받았다던
술독 김영감도 없지만
높고 낮은 곳 없이
두루 비추는 햇살 받으면서
양지 바른 곳부터 꽃은 피어난다
나도양지꽃
<애기똥풀>
---양 문 규---
산동네 돌담길 따라가다
꽃보다 먼저 사랑을 꿈꾸었으리
뒤척이는 몸 일렁일 때마다
사립문 금줄 타고 달빛에 젖었으리
옛날도 그 옛날도 그러했으리
해와 달이 바뀌고
별이 바뀌었어도
애기똥풀, 노오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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