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촌역
<점촌역>
---엄 재 국---
가야 할 곳이 있다
철로를 달렸던 건 기차와 석탄이 아니라
숨가쁘게 살아 온 사람들이었던
과일 가득 담은 가방의 자크를 연신 열고 닫아 보듯
마음 설레던 점촌역
멀리 남으로 북으로 떠났던, 또 거기서 몰려왔던
사람들
눈군가의 청춘이, 일생이 쓰러지고 일어서던
기차는,
뒤돌아 볼 수 없어 쉬었다 간다
두 눈 속에 석탄 빛 불꽃이 일었던
가슴속 광부여 농부여,
상처받았지만 병들이 않아
떠나는 자가 입술 깨무는 곳
먼 데를 떠돌던 기차여
지금은, 영강 마주 안고
돈달산 어깨 위에 동이 틀 무렵
기적 울지 않아도 네가 온 줄 알겠다
네 환한 이마가 우리의 꿈인 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