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시간] 진한 노을(황동규)

in zzan3 years ago

KakaoTalk_20211206_161200118.jpg

진한 노을

태안 앞바다를 꽉 채운 노을,

진하고 진하다.

몸 놀리고 싶어 하는 섬들과 일렁이려는 바다를

지그시 누르고 있다.

진하다.

배 한 척 검은색으로 지나가고

물새 몇 펄럭이며 흰색으로 빠져나온다.

노을의 절창,

생애의 마지막 화면 가득 노을을 칠하던 마크 로스코가

이제 더 할게 없어! 붓 던지고

손목동맥에 면도날 올려놓는 순간이다.

잠깐, 아직 손목 긋지 마시게.

그 화면 속엔 내 노을도 들어 있네.

이제 더 할 말 없어! 붓 꺾으려는 나의 마음을

몇 번이고 고쳐먹게 한 진한 노을이네.

--- 황동규, <오늘 하루만이라도>, 2020, 문학과지성사 ---

Sort:  

순간 붓을 스팀으로 읽었다는... ^^ ㅋ ㅠ

!shop

你好鸭,dozam!

@bluengel给您叫了一份外卖!

新手村三宝 瓜子 汽水 小板凳

吃饱了吗?跟我猜拳吧! 石头,剪刀,布~

如果您对我的服务满意,请不要吝啬您的点赞~

손목동맥에 면도날 올려놓는 순간이다.

어후~ 뭔 시간 이런 끔찍한... ㅎㅎ

노년의 황 시인의 시가 많이 부드러워졌지요.^^

노을이 이쁩니다 ㅎㅎ 뒷동산에서 찍은건가요? ㅎ

서산에 간월도라는 섬 아닌 섬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몰을 찍었네요. ㅎㅎ

아이구 무시라~~~

시를 읽다가 깜놀입니다. ^^

아무래도 시인이 연로하시다 보니, 시집 전반이 삶의 끝에 대한 내용이네요. ㅠㅠ
아이고 무시라, 이 표현 들으니 부산 출신 지인이 생각나네요. ㅎㅎ

붓 꺽으려는 ㅋㅋㅋ 연필아니고 붓이길래 잘못 읽었나 여러번 봤어요 ... ㅎㅎㅎ 겨울바다 노을 너무 멋지네요^^ㅎㅎㅎ 전 겨울 바다가 좋더라구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3248.94
ETH 2576.33
USDT 1.00
SBD 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