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한시에

in zzan2 months ago

한날한시에/cjsdns

"비록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나지 못했지만 한날한시에 함께 죽길 바라니 천지신명께서 굽어 살펴 주소서" 하는 유명한 말이 있다.

역사에 없는 일을 사실적인 것처럼 나관중이 삼국연의에서 그려낸 창작이다. 그러나 우리는 삼국지를 통 털어서 가장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이 되었든 한날한시에 태어나지는 않았어도 한날한시에 죽기를 바란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예사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 보니 결혼식을 할 때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살자며 약속을 하는데 살다 보면 좀 변한다.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고 나면 부부가 한날한시에 죽는 것이 소원이 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는 한 사람이 먼저 가고 나면 혼자 남는 두려움에서 그렇지만 실은 몸이 늙어 병들어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같이 살아온 세월 생각하면 애틋하니 이렇게 살바에는 누가 먼저 죽어 남은 자의 고통이 두렵거나 혼자 보내기 안타까워 같이 죽는 게 소원이지 그렇게만 된다면 뭘 더 바라겠어하는 노인들이 제법 있다.

물론 그 속이야 잘 모른다지만 이해가 가는 이야기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희망하면 가능해지는 세월이 올 수도 있겠다 싶다. 그게 바로 죽을 권리를 대변하는 안락사라는 것이 우리나라도 받아들이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릴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유럽에서는 일부 국가들이 오래전부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운영이 되고 있고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도 급증하는 노인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검토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다.

이미 일부 단체나 전문가들은 안락사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거나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말에 어폐가 있기는 하나 죽을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것이 결코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에서 하는 말은 아니리라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있다.

얼마 전에 티브이에서 틀어준 영화를 보았는데 그게 "죽여주는 여자"였다.
다소 야한 제목이라 뭐 이런 영화를 티브이에서 해 하면서 그래도 주연이 믿고 보는 윤여정이라 보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이라면 언젠가는 자신에게 직면하는 문제를 외면하고 살다가 어느 순간 맞닥트리고 나면 정말 어찌할 수 없어 당황하고 정말 죽어야 할 시점에서도 스스로 죽을 수도 없는 입장이 되어 버리는데서 오는 상실감은 인간의 존엄성과는 거리가 먼 삶의 연명이다.

그런데 제한적이기는 하겠지만 한날한시에 죽겠다는 희망들이 이루어지는 세월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냥 아침을 먹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90이 넘은 부모님을 모시며 실고 있는 70이 낼모레인 사람의 생각만일까 싶다. 시기에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살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면 우리가 이렇게 자식들에게 짐이 될 거라는, 이제 우리 차례가 멀지 않았다는 아내의 말에 일부 동조하면서도 반발하며 우린 그렇지 않을 거야를 외치듯 말을 하기는 했는데 과연 우리는 어떨까...

어머니는 항상 당신이 먼저 돌아가셔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아버지가 먼저 돌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혹여라도 내가 먼저 죽으면 아버지는 요양원으로 바로 모셔라 이리 말씀하신다.

그러나 내 생각도 조금씩 바뀐다. 부모님 건강보다 이제는 우리 부부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게 효도지 싶다. 20년 30년 건강하게 살다 한날한시에 죽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축복이지 싶은데 죽고 사는 게 내 맘대로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니 일단은 건강을 잘 지켜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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