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륙도

in Food&Travel 음식과 여행4 years ago (edited)

바람이 많이 불었다. 부산에 여러번 왔지만 오륙도 구경을 하지 못했다.
오륙도로 향했다. 부산 시내에서 한참을 갔다.
마침내 오륙도에 도착했다.

이쪽에서 보면 섬이 5개고 저쪽에서 보면 섬이 여섯개로 보인다고 해서 오륙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거센 바람이었다.
백파가 치고 있었다. 바람이 세면 파도머리가 하얗게 부서진다.
그것을 백파라고 하는데 바다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백파를 무서워한다고 한다.

오륙도1.jpg

정면에서 보니 섬이 두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같이 갔던 김박사가 섬이 두세개 밖에 보이지 않으니 오륙도가 아니고 이삼도라고 해야 할 듯하다며 농을 한다.

자신을 키운 것이 바람이라던 시인도 있지만 이곳 오륙도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바람과 친구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겠다.
오륙도 바로 뒤에는 높은 아파트가 서 있다. 그 높은 아파트는 바다바람을 그대로 맞고 서 있었다.
아파트가 마치 거인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거인이라도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이런 장대한 자연앞에서 아파트 건물은 염분에 취약할 텐데 아파트 수명이 얼마나 가겠으며 가전제품의 수명이 짧아질것 이라는 등의 쓰잘데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륙도 3.jpg

비는 오지 않았지만 운무가 아파트 옥상부분까지 내려와 있었다.
바로 왼쪽 절벽쪽으로 스카이워크가 있었다. 난 스카이워크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포유류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누구가 얼마정도 고소공포증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오륙도 2.jpg

얼마간의 짜릿함을 맛보고 싶었다.

오륙도 4.jpg

뒤에서 보니 마치 바다 가운데로 나가는 것 같았다. 발아래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내려보는 순간 기분이 짜릿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을 만끽했다.
마치 떨어져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마주하면서 내려다 보는 그 경치는 롯데빌딩 꼭대기의 유리바닥에 서 있는 것과 느낌이 전혀 달랐다.
무섭기는 했느나 바다에 떨어지면 땅바닥의 인조구조물에 떨어지는 것보다 훨씬 고통이 덜할 것 같았다.

모든 추락은 공포스럽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높은 지위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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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 waves hit the moutains. Goes to the sea again.

Wow, breathtaking... I don't think I would dare to walk along that glass bridge) But the view is worth it, worth taking ri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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