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드레/취나물/비트 모종 심다

비 온다고 해서
어제 황지중앙시장에서 모종을 샀다
곤드레/취나물/비트
모종 싣고 밭으로 간다
체감온도 0.3도라니
봄 날씨가 너무 쌀쌀하다

아직 토마토, 고추, 옥수수를 심기엔 이르다
감자 싹이 나기 시작했고
씨를 뿌린 대파가 얼굴을 보여준다
비 오기 전에
이른 새벽 밭에 나가
곤드레 모종을 무심하게 심는다

곤드레 모종 1판 2만원
취나물 모종 1판 2만원
비트 모종 1판 2만원
모종 값이 장난 아니다
잡초 매트
거름 다수
지지대
......
농협에서 산 농자재 값이
50만원이 넘어간다
차라리 그 돈으로 사 먹는 게 낫겠다
딱 맞는 말이다
하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로 버무린 먹거리가 싫어
직접 농사를 짓는다
무 농약약, 무 화학비료로 자연 재배한
건강한 먹거리를 얻기 위해 사서 개고생한다
이 재미를 어쩌랴
산과 들과 바닷길을 걷는 거
농사 짓는 거 외에 딱히 취미도 없는데
쉬면서 책 보는 거
책 보기 싫으면 멍 때리는 거
그러다 글적거리기도 하고
다시 걷는 거가 전부인데
사서 개고생 하는 즐거움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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