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갤러리] 이모님들 오십니다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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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님들을 위해 준비한 과일

일정 : 2023년 5월 20일(토) 저녁 6시~다음 날까지(1박 2일)
장소 : 여인숙갤러리, 태백, 정선, 삼척, 봉화 관광 예정
내용 : 대전, 제천, 봉양 이모님들 방문

  • 5월 20일 저녁 식사 및 뒷풀이는 #KKKK 형제들과 함께 합니다

나에게는 나보다 출생이 3개월 늦은 이모님이 계십니다. 3개월 빨리 태어난 삼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63년 전 그해에 우리 어머니께서 양가에 장손이 되는 저를 낳았을 때, 친할머니는 나의 삼촌을 낳고, 외할머니는 이모님을 낳으신 겁니다.
손주가 아무리 귀여워도 당신 자식 만큼이나 할까요. 친할머니한테 손주는 미운 새끼였습니다. 손주가 당신 자식 보다 모든 것이 빨랐기 때문입니다. 말도 빠르고 걷는 것도 빠르고 , 셈도 빠르고, 눈치도 빠르고 했답니다. 국민학교에 입학해서는 더 미운오리새끼였습니다. 손주는 6년 내내 우등생인데, 삼촌은 나머지 공부를 6년내내 하였기 때문입니다. 조카가 삼촌을 가르치는 것이 영 못마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달랐습니다. 이모와 저를 똑같이 대접해 주셨습니다. 잔병치레가 심했던 어린 이모는 다섯 살이 되어야 겨우 걷기 시작했고 말을 시작한 늦둥이였습니다. 평창군 미탄면 기화리 소재(현재 폐교) 기화국민학교에 입학해서 같은 반이었는데, 이모는 학교에서 주는 급식빵조차 다 먹지 못하고 두었다가 항상 조카를 챙겼습니다. 체구도 나보다 작고, 행동도 느리고, 말도 어눌하고, 학교 공부는 늘 꼴등이었지만, 이모라며 조카를 일등으로 챙겼습니다.
학교 오가는 길은 동강 상류 지류인 한탄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여덟군데 정도 넘어야 했습니다. 개울을 건널 때, 병약한 이모에게 손을 내밀면, 이모는 내 손을 세차게 뿌리쳤습니다. 오히려 조카가 이모 손을 잡아야 한다며, 허리를 잡아야 한다며 우겼습니다. 갑자기 비가 와서 물이 불어 건널 수 없으면 업히라고 작은 등을 내밀었습니다.

나는 이모를 업겠다고 하고
이모는 나를 업겠다고 하고
힘이 센 내가 완강하게 버티면
이모니까 조카를 업고 건너야 한다고 우기고
이모는 약하니까 조카가 업어 건너야 한다고 우기고
서로 우기다 이모는 울고
조카인 나는 이모 등에 업히고
결국 둘 다 물에 빠지고
세찬 물에 신발 벗겨져 잃어버리고

...하여튼 그 이모님이 여인숙갤러리에 오십니다. 1박2일 편하게 머무시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2023-05-19 @jamislee 이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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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내 웃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일이 참 많았다지요
자식들도 많이 낳다보니 동급생의 이모 삼촌이 생기도 하고 ㅎㅎㅎ

손 위지만 어린 이모님은 저를 엄청 챙겨 주시는 따뜻한 분이십니다.

눈에 선하군요.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일단 소주 맥주 사고, 잘 먹으려고 장 봐 왔습니다.

그 시절 그 모습이 상상됩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불고기, 삼겹살도 사왔습니다.

상상만 해도 빙그레 웃음이 납니다..^^

가난한 시절 아늑한 추억은 언제나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이모님이 참 정이 많으셨네요.

건강 하시니 다행입니다.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 되세요.

언제 가보나 하고 날짜만 보고 있습니다. ^^

언젠가는 바람처럼 나들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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