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고마워, 그리고 다음
지나간 사랑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불편했다. 누구는 지나간 남자친구를 한남이라고 말했고, 누구는 지우고 싶은 수치스런 과거라고도 말했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관계와 관계를 쌓아가며서 인간은 점차 완성형으로 수렴한다. 나는 그들의 지나간 남자친구를 안다. 서로 맞지 않았고 이상한 점이 충분히 많았지만 지난 과거를 부정하며 화살을 꽂을 정도로 최악의 인간들은 아니었다.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의 속임수에 농락되어 깜빡 속지 않는 이상, 모든 관계는 본인의 선택이고 본인의 책임이다. 그들의 ex는 처음부터 별로였지만 그럼에도 만남을 시작한 건 그들의 선택이었다. 지나간 ex를 부정하는 건 과거의 나를, 과거의 나의 선택, 과거의 나의 사랑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때의 나를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이 지금의 나를 위해서도 훨씬 나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지나간 관계를 기억하며 헐뜯고 미워하고 싶지 않았다. 설령 내게 큰 상처를 주었을지언정.
한 명은 내게 사랑을 가르쳐 줬고, 한 명은 내게 인내를 가르쳐 줬고, 그리고 한 명은 내게 고통을 가르쳐줬어. 고마웠어, 그래 이제 다음! 지나간 ex들에게 명료하게 고맙다고 할 지점들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없다. 관계 안에서 나라는 인간이 어땠는지를 지난 사랑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헤아려본다. 한 명은 내게 미숙함을 깨닫게 해줬고, 누구는 성급함을, 한 명은 내게 사랑의 유통기한을, 누구는 맞지 않는 성향이 뭔지를 알게 해줬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이것은 그 때의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몰랐을 깨달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