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저녁 식사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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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를 위해 손님 동영과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 뚝바면은 슈퍼에서 오이는 카쉬미리 야채 가게에서 상추는 메인 바자르 길가의 아말레에게서 샀다. 수도 시설이 없어 옆집 퍼플 키친에서 설거지를 하고 그릇이나 식기구도 종종 빌리는 걸 본 동영은 천진난만하게 "그럼 요리도 퍼플 키친 부엌에서 하시는 건가요?"라며 묻는다. 그 질문이 너무 웃기고 엉뚱해서 배꼽 잡고 한참을 웃었다. "아무리 염치가 없어도 그 정도는 아니에요. 열악해도 카페에서 요리할 수 있어요." 이번 라다크를 온 이후로 처음 와인숍에 갔는데 여전히 아비규환이다. 술에 굶주린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작은 창구에 매달려 술을 달라 아우성치고 있다. 그 사이를 파고 들어갈 엄두가 안나 망설이다 겨우겨우 "와인 있나요?" 소리쳐 물었는데 없단다. 이름이 와인숍인데 와인이 왜 없어.... 레 시내를 절반 정도 빙빙 돌며 장을 보는데 동영의 얼굴이 점차 사색이 된다. 아무래도 전날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무리를 해서 고산 증세가 올라온듯하다. 서둘러 다시 카페로 돌아갔다.

카페에 있는 싱게에게 부탁해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 밖에 있는 와인숍에서 사과 맛 보드카와 올드 몽크 럼을 사 왔다. 카페에 갇혀있다 마주한 아름다운 설산과 노을에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마침, 카페 두레의 공식 음악 선생님인 델렉이 내가 흥얼거린 라다크 노래 델와를 멋들어지게 불러준다. 일하던 손을 멈추고 델렉의 미니 콘서트에 심취하고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

저녁은 뚝바면으로 만든 비빔국수이다. 제대로 된 조리 공간과 그릇도 마땅치 않아 셋이 머리를 맞대고 바닥에 쪼그려 앉아 얼렁뚱땅 만들었지만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후식으로 세희님이 사 오신 수박까지... 좋은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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