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지는 해를 향해 페달을 밟을거야
자전거를 타면 너무 좋아 Night Bike Ride · 권나무 KwonTree
나는 자전거를 못탄다. 어느 순간 나이를 먹고 둘러보니 남들은 다 잘도 타는데 나만 탈 줄 몰랐다. 배우려도 시도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고3 때 수능을 보고 반 전체가 강촌을 놀러갔을 때도, 15년 전에 네팔에서도 무던히도 페달을 밟아봤으나 넘어질 때의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포기했다. 넘어질 때의 공포라기보다는 큰몸으로 넘어졌을 때 내 몸이 감당해야할 충격이 무서웠다. 그래서 자전거는 몸이 작은 아이일 때 배워야 하나보다. 자전거 예찬은 귀가 닳도록 들었다. 아무리 들어본들 경험해본 적이 없기에 자전거에 대한 예찬은 늘 생경하다. 눈에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신기루 같다.
내가 고른 것은 짙은 초록색 몸체에 커다란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였다. 오랜만에 타는 데다가 몸체가 워낙 크고 묵직해서 함께하는 것이 처음부터 쉽지 않았지만, 짙은 초록색이 교토의 무드와 무척 잘 어울렸기에 그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만으로 교토 풍경의 일부가 된 기분이 들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매일같이 기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니 어느새 정이 들어 내 것이 아닌데도 내 것처럼 아끼는 마음이 생겨났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만끽하는 교토의 가을은 그 자체로 어떤 주제를 가진 매일의 완성이었다. 가모가와 강변을 따라 지는 해를 향해 페달을 밟으며 하루를 닫곤 했다.
교토 단상 中
위트레흐트에서 여행을 마무리하는 마음은 여행을 시작하는 마음과 닮았다. 이 도시는 교토와 많이 닮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모가와 강변을 달리던 교토에서의 지난가을을 추억하게 된다. 그 가을이 내 인생의 모든 가을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게 다 자전거 덕분이다. 내년에는 이 여름도 내 인생의 모든 여름인 것처럼 느껴지려나. 그렇다면 그 또한 자전거 덕분일 거다. 그 커다란 것이 오로지 내 힘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힘을 쓰고 있어서, 두 발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어서, 허벅지 근육이 잔뜩 긴장하고 있어서, 핸들을 쥔 두 손에 땀이 배고 있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덕분에 얼굴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는 다정한 바람을 만난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좋다. 멈추지 않고 계속 힘을 내고 싶어진다.
끝의 시작, 시작의 끝 中
여행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춘자의 마음에 공통적으로 자전거가 있다. 춘자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자전거에 대한 사랑을 가장 끊임없이 말하는 자고, 네팔에서 내게 자전거를 타게 하기 위해 애쓴 자이기도 하다. <이 낯선 여행, 이 낯선 세계>를 읽으면서 여행자로 살아가면서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큰 핸디캡인가, 몇 번이나 생각했다. 지난 겨울, s의 술자리에서 만난 a는 자신도 몇년 전만해도 자전거를 타지 못했었다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무료 자전거 교육을 꼭 받으라고 내게 여러번 이야기 했다. 그게 12월 말이었으니 나는 생각이 날 때마다 3개월이 넘도록 검색을 했고, 드디어 그저께 자전거 교육 모집글이 떴다. 초급 4번, 중급 2번의 교육을 거치면 나는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이다.
a에게 고마움의 카톡을 보냈더니 자신의 자전거를 자랑한다. 세상에, 해질 녘 한강변 라이딩이라니..6월에는 나도 지는 해를 향해 페달을 밟고 하루를 닫을 수 있겠지. 벌써부터 설렌다.
자전거를 타는 것..어려운 거였던 것입니까..?
부끄럽지만 제게는,,,,,,,그렇습니다.....
젠젠님 ost는 언제나 글에 찰떡이에요.
마지막 사진은 너무 멋져서 당장 자전거 타고 달리고 싶은 기분, 젠님 바이시클 라이프 화이팅!
제가 자전거를 타게 되면 어느 노을 예쁜 날, 한강에 모여서 같이 달리면 좋겠어요! 소곤소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