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낭만일기] 쉴 틈없이 공간은 매순간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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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4
간판다니 분위기가 확 산다! 넘나 예뻐
날씨는 좋고 팔이 빠질 것 같고오, 돈 아끼겠다는 의지!!
흰색 페인트가 필요해서 자신있게 가지고 간다고 외쳤는데, 생각보다 페인통이 너무 컸다. 가져갈 수 있겠냐는 L군의 말에 한치 앞을 모르고 자신있게 그럼! 외쳤지만, 정류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고, 근력이 없는 내 팔에게 엄청난 부담이... 도착하자마자 헉헉 되며 오늘 팔은 못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라라님의 너무 놀라 휘둥그레진 눈을 목격했다. 하루죙일 팔이 후들거렸다.
스크린을 걷어낸 자리에 타일을 뜯어내고 (이것도 빠박작가님이 알려주신 아이디어!) 흰 페인트를 칠하기로 했다. 처음엔 대충 살살하자라고 생각하다가도 페인트 칠이라는 게 무릇 하다보면 욕심이 생긴다. 우리는 모든 구멍을 다 메꿔버리자는 마음읠 버리지못해 집착하며 페인트를 칠하고 더 칠했다. (몰랐는데 집에 가니 바지와 양말에 페인트가 묻어버렸다.)
공간을 메울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찾기 위해 미친듯이 당근 마켓을 뒤지는 젠젠님과 나, 그리고 가차없이 결정하고 예산 제한을 정해주는 결정맨 라라님.
드디어 아 기다리고 기다렸던 20세기 간판다는 날, 예쁠 줄 알았지만 실물로 보니 진짜 진짜 예뻐서 설치하는 내내 구경하며 돌고래 포효, 장충동엔 돌고래가 삽니다요, 그런데 진짜 뻥 안치고 너무너무 예쁘다.
지하 구성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확정! 가구 위치만 바뀌었는데 분위기 너무 좋아지고 안락해진 거 실화냐고, 이래서 인테리어가 중요한 겁니다. 스크린 놓은 자리도 확보 신나니까 동영상 업로드!!! 전등이 모자라서 당마로 전등을 미친듯이 찾아보고 마땅치 않아서 집에 있는 이케아 스탠딩을 여름동안 대여해주기로 했다.
06 25
가오픈까지 계속 달리는 거다.
오늘은 머신 원두 셋팅하는 날, 11시부터 일찌감치 시작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어미새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엄청 집중하고 동영상도 기록하며 초보자의 배움의 자세를 보여줬다. 그리고 온갖 기본적인 질문도 하고, 지난 번까지는 그라인더도 수동 에스프레소도 수동으로 양 조절을 해야해서 힘들었는데 자동으로 셋팅해주시니 훨씬 간편해졌다. 이 정도면 잘할 수 있겠어!! 주의법과 청소방법도 아낌없이 들었다. 매니저님이 알려주신 것과 거의 비슷하지만 또 추가적인 꿀팁도 알려주셨다.
맛있는 원두를 선택한 덕분에 초보자가 뽑은 커피도 아주아주 맛있었다. 맛있는 커피를 팔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고 행복해졌다.
빠박 작가님은 이미 저희의 가족이십니당
오늘도 출근하신 빠박작가님, 어제 흰 페인트를 칠한 벽을 어떻게 메꿀까 고민하다가 광희 작가님의 아이디어로 나무 현판을 제작하기로 했다. 메뉴를 적어야 하나 프로그램 명을 정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어제 갑자기 우리가 처음 프로젝트 이름을 정했을 때 하나씩 고른 단어가 생각나서 그 단어를 적으면 의미도 있고 좋지 않냐고 제안했다. 다른 분들이 좋다고 해서 해보기로 했다. 우린 일단 해본다. 해본 다음에 결정한다. 20세기 소년은 실행과 진화의 공간이라구요!
들어오자마자 딱 보이게! 나름 신경 써서 고른 편지통's
소중한 우리의 사서함 어디에 달까 고민하다가 계단 옆으로 결정, 딱이다! 여기네! 지나가던 빠박 작가님께 여기다 달아주세요. 하니 일도 아니라는 듯이 후딱 달아주셨다 꺄아! 이 사서함을 말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손편지를 보내는 메신저가 될 거라고요.(제가 최고로 하고 싶던 거) 자세히 꾸려지면 다시 정식으로 소개해야지.
첨 만난 예쁜 골목, 쓰레기통 양손에 들고 가는 마법사님 찾아라!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엘베에서 떡하니 우릴 반겨주는 태권V
당마 전등 픽업하러 가는 길에 다이소에 마법사님과 함께 갔다. 그리고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페달 쓰레기통, 화장실 쓰레기통은 페달이 있어야 깔끔하지요. 라라님께 사진을 보내 이거 사주시면 안되냐고 졸랐다. 조금 고민하더니 그러시죠! 원래 다이소에서 칵테일 수저도 사려하고 아크릴 장갑도 사려고 했는데 있는 게 없다. 다이소 다녀오며 만난 태권 브이와 멋진 풍경, 여러 골목 사이 마법사님은 좋은 카페도 알려주셨지만 이미 까먹었어. 이 골목은 처음인데, 이런 골목을 우연히 만난 게 신기해서 혼자 찰칵 찰칵
매대 정리하는 라라님 길다 길어!
아주아주 많은 일을 하고 오늘도 오후 10시 넘어서 퇴근, 매순간 공간이 진화되어 뿌듯하고 기쁘다.
내일은 또 얼마나 예뻐질까?
집에 가는 길에 M버스는 을지로에서 청춘을 불태우는 인파 덕분에... 몇 대를 보내야 하는지, 이런 밤의 세계가 있었는지 미쳐 몰랐네.
p.s. 일주일도 채 안되었는데 먼 과거같이 느껴지네요, 사진 없었음 기억도 나지 않았을 듯!
지하공간이 엄청 넓어보입니다 몰래가서 지하서 컵희마시면 되겠네요 흐흐흐
네 오이님 진짜진짜 넓어요 무심하게 직장인 코스프레 하시면 아무도 모를듯! 들렸다가신다면 꼭 포스팅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