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언더그라운드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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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언더그라운드

도쿄 중심부를 통과하는 지하철 마루노우치 선, 히비야 선, 지요다 선의 총 5개 차량에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화학물질 사린이 살포되어 12명이 사망하고 5천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옴진리교 사건의 피해자를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옴진리교 신자를 인터뷰한 언더그라운드2를 먼저 읽게 됐는데, 그 후 더 알아보고 싶어 언더그라운드를 새로 빌려오게 되었다. 바로 뒤이어 독서를 시작했는데, 언더그라운드2의 두 배가 넘는 방대한 양의 인터뷰를 읽으며 그 분량만으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차이가 실감났다.

월요일 이른 오전 지하철 안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피해자는 압도적으로 회사원이 많았다. 이 인터뷰를 통해 자세 바꾸기도 힘들 정도로 빽빽한 만원 지하철을 버티는 게 일상인 이들이 많다는 것을 새롭게 체감하게 되었다. 피해자 중에는 매번 사린이 살포되었던 칸에 탔지만, 사건 당일 만큼은 다른 칸에 탑승한 사람도 있고, 일 년에 딱 한 번 있는 회사 교육을 받으러 가는 길에 중상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그 기묘한 관계성을 두고 피해자들은 그것을 '운'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자신에게 일어난 불행 앞에서 운이라 말하는 것은 그 일이 왜 나에게 일어났는가 하는 문제의 시작점부터 납득되지 않아서일까? 사건을 겪은 사람들은 아직도 신체적인 문제와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런데도 그것을 넘어서는 근본적인 것이 자신 안에서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얕은 위로뿐 아니라 옳고 그름의 판단조차도 하기 어려워진다. 글쎄, 그것을 정말 운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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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 사린가스 살포 기억이 나네요.
교주가 수염이 산적같이 엄청나게 달렸을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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