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이로의 붉은 장미
알고리즘이 끝없이 우디 앨런을 추천해주는 덕분에 우디 앨런 영화를 자주 보게 된다. 이 영화는 비교적 초기작으로 알고 있고, 여기저기서 제목을 들었을 정도로 우디 앨런 영화 중에서도 특히 더 유명한 작품으로 알고 있다.
<카이로의 붉은 장미>의 감독이 우디 앨런이라는 사실은 영화를 고를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오프닝에 유명한 재즈 스탠다드 넘버인 Cheek To Cheek이 나오자마자 우디 앨런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우디 앨런->재즈라는 그 간단한 공식 때문에 우디 앨런을 좋아했던 것도 있는데, 어떤 이유인지 이번엔 칙 투 칙을 듣는 순간 내가 사랑하던 우디 앨런스러움이 모두 진부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는 영화를 사랑하는 여자 주인공이 자신이 보던 영화 속에서 뛰쳐나온 등장인물, 그리고 그 인물을 연기한 배우와 얽히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론 이 영화보다도 영화 안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 속 영화가 더욱 매력적이었다. 짧게 스치는 영화 속 영화는 1950~60년대의 고전 영화 무드를 가지고 있었다. 의무감으로 다 보긴 했으나, 끝까지 다 보고 난 후에는 아주 유치하고 뻔하지만 그래서 사랑스러운 오래된 흑백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