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프터 양
이번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애프터 양>, 코고나다 감독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최근 화제가 된 <파친코>의 감독인 것은 모르고 있었다. 다만 개막작이기에 꼭 보고 싶었고,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에 참여했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더욱 기대가 커졌다.
애프터 양의 리뷰를 여러 번 쓰고 지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숨죽이며 느낀 순간순간의 아름다움과 영화 전체에 배어있는 고요하고 깊은 무게를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딱딱하게 느껴질 만한, 상세한 설명으로 가득 찬 영화 페이지의 긴 소개글만이 이 영화에 적합한 리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 글은 영화를 본 후에 읽어야만 적합한 리뷰가 된다. 감상 전에 읽는다면 방해가 될 뿐이다.
나는 많은 이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으면서도 이 글마저도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있는 그대로, 영화 속에서 흐르는 시간에 푹 젖어 있다 나오기를 바란다. 삶을 느리고 다정한 시선으로 품어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