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17

My sunset collection

조선시대 말기 무명의 지식인이 써두었던 꿈에 대한 명상서에 나의 생각도 조금씩 덧붙여서 하나씩 쓰다보니 3년여가 되서 한 권을 끝마치게 되었다. 유명한 책은 아니지만 한국 불교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공감되어 널리 읽혀진다고 한다. 본서의 순서대로가 아니라 내맘 내키는 대로 뽑아 올리다보니 중복되어서 쓴 주제도 여러 개가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스스로가 명상서에 사족을 달아 올린 글도 기억하지 못하니 불교 수행자들에게 강조되는 항상 '깨어있음'에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다음에는 유가 혹은 도가 수행자의 글을 선정해서 올릴 계획이다. 몇 권 찾아두긴 했는데 조금 고민이 된다. 처음 이곳에서 글을 쓰기 시작할 당시에는 취향이 공유될 수 있는 누군가를 찾고 싶었는데 여기가 그렇게 비슷한 취향을 찾기 쉬운 곳이 아니게 상황이 바뀌었다. 솔까 나와 비슷한 취향의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별로 없다. 이젠 구태여 다른 사람이 읽기를 바라면서 써내려가는 서재가 되지 않게 되었다. 보팅으로 서로의 예의를 차리는 분위기이지만 짜잘하게라도 용돈벌이가 되는 걸로 만족한다. 취향 친구이든 보팅친구이든 따져서 무엇할까? 원래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까 흥미롭기도 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