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마인드, 기업가마인드

작년 하반기에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포스트맨커뮤니티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리더는 기아자동차 영업맨인 정성만 부장입니다. 이 분은 현대의 아성인 울산에서 기아자동차 판매로 판매왕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영업을 하면 이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기업생활을 오래했지만 영업과는 전혀 관련없는 부서에서만 일을 했기 때문에 영업을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몇 달을 지켜보고서 이 분의 영업 중심에는 팔아야 하는 차가 아닌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사람을 연결시키고, 정보를 전달합니다. 사람을 만나면 차를 사 줄 고객으로 만들기 보다는 그 분이 어떤 이인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분을 보면서 구본형사부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직장인의 삶에서 스스로 벗어나 기업가가 되신 분입니다. 구본형사부님을 생각하면 사람 좋은 웃음과 꿈벗 소풍에서 대낮에 함께 마셨던 막걸리가 생각 납니다. 따뜻했고, 소탈했고, 울림 좋은 목소리를 가진 분. 사람을 참 좋아하셨지만 그만큼 자신에 대해서, 제자의 성장에 대해서는 매서운 분이셨습니다.

1인 기업가라는 말을 가장 먼저 만들고 그런 삶을 사셨던 분이시죠. 구사부님은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밥벌이는 해야 한다고 했죠. 직장인은 기업에 있더라도 1인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1인 기업가에게는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필살기가 필수인데, 이를 만들기 위해선 자기 탐색이 가장 먼저라고 했죠. 밥벌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필살기를 만들었으면 이제는 그 필살기를 타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글이든 말이든, 실적이든, 다른 이를 성공시키든지. 그래야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에 제가 정말로 기업가가 맞는가 골똘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조직을 떠나 약 5년간 혼자서 일을 했습니다. 형태로는 1인 기업가가 맞습니다. 기업가는 결과를 매출과 손익으로 보여야 합니다. 놀라시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연간 매출을 살펴본 적이 없습니다. 일을 했으니 입금이 되면 된 것이구나..하고 있었죠. 어느 부분에서 얼마만큼의 매출이 일어나는지, 얼마만큼의 비용을 쓰는지도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기업가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걸 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더 놀라운 것은 제 사업과 관련한 마케팅이나 영업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겨우 겨우 글을 올리고 있는 블로그 정도라고 할까요. 아직까지도 지인이나 기존 고객들을 통해서 들어오는 일들만 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데도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었으니 그동안 참 잘 살아왔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많은 분들께 신세만 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상황을 되돌아 보게 된 건 바로 포스트맨커뮤니티 덕분입니다. 수십 명의 사업가가 모인 이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사업을 하는지 활발하게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나눕니다. 멤버들은 아무 대가 없이 생각과 경험을 나눕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 가장 먼저 자기 사업이 무엇인지 정의해서 알리는 겁니다. 제가 1년 동안 올린 매출의 수십, 수백 배를 하는 분들이 자신의 사업을 알리기 다양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비즈니스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더군요. 어떤 부분이 중요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조차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수십 년간 직장에서 정해진 일만 하다 보니 몸에 인이 박힌 거죠. 습관을 넘어 생각과 태도까지 말입니다.

이런 각성이 일어나니 직장인과 사업가의 행동과 태도가 어떻게 다른 지가 보입니다. 직장인은 주어진 일에 대해서 집중하고 잘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한계를 정해 놓습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 안되는 이유부터 먼저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지금까지 직장인으로 살아온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업가는 안되는 것을 핑계로 주저앉을 수 없습니다. 안되는 것은 어떤 방법을 써도 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으니까요.

이제부터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의하고, 어떤 고객들의 어떤 부분을 해소해 줄 수 있는지 명확히 해야겠습니다. 오래 전에 작성해보고 내버려 뒀던 비즈니스캔버스부터 작성해봐야 겠습니다. 이제서야 직장인 마인드에서 사업가 마인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혹시 지금 어떤 마인드로 살아가고 계신가요? 직장인 마인드인가요, 사업가 마인드인가요?

PS. 오래간만에 구본형사부님의 글을 찾아봤습니다. 특히 직장을 떠나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은 분은 아래 글은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구본형칼럼 : 1인기업가를 위한 표범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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