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반가웠는데 실망

내겐 생소했던 탄산주, 대학교 근처 싸구려 술집에서 먹던 레몬소주나 키위소주쯤으로 생각했는데 좀 달랐다. 캔을 따면 솟아나오는 상큼한 복숭아 향은 캔을 비울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다 마시고 나면 마신듯 안 마신듯 딱 알맞을 정도의 취기. 도보 여행 중에는 가방에 무겁게 들고 다니던 물을 수시로 마시면서 편의점이 보일 때마다 이걸 찾기도 했다.

동네에서도 종종 사먹었는데 이 시국 타령이 시작되면서 편의점과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지더니 저 시국 타령이 시작되면서 후쿠시마산 복숭아 운운하는 얘기에 아예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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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밤거리를 산책하다가 들른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 반가운 마음에 한 캔 뜯었는데 그 때의 상큼한 맛과 향은 온데간데 없고 후쿠시마 운운하는 내용만 머리를 지나간다. 혹시 생산일이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걸까 캔 바닥을 확인해 봤는데 21년 3월 생산.

아, 앞으로는 더 마실 일이 없을 것 같다. 만남은 반가웠으나 이별하기 위한 만남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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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이거슨 마이상최애알콜!

ㅎㅎ저도 그랬었는데 맛이 좀 변한 것 같습니다. 일본 여행가면 캐리어에 잔뜩 싸오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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