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소묘/ 조향순]
[8월의 소묘/ 조향순]
수수깡 안경을 쓰고
파란 도화지에
목화솜 풀어놓은
하늘을 바라보면
흰 쥐손이 꽃들의
천진한 평화가
아주 잘 보이는 팔월
촉, 촉, 촉
물총새가 쏘아 올린
푸른 담쟁이 집
너른 지붕 위
달빛에 물구나무 선
배 불뚝이 복숭아
풋 감물 들은 바지춤에
쓱쓱 문질러
한 입 베어 물면
선홍빛 단물이
흐드러지게 웃는다
별똥 밭 쏟아지는
장독대 위로
달아나지 못하고
출렁거리다
산나리 꽃 머리 위에
애잔하게 눕는 매미
하늘말나리 사닥다리에
올라서서
말이나 한 번 전해 달랠까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