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코인이야기)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인가 ?

in #freekr6 years ago

텔레그람이 블록체인에 들어오겠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참가도 할 수 없는 ICO로 어마어마한 거금을 모은 모양이다. 남미의 어떤 나라는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으로 화폐를 발급했다고도 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크버그도 블록체인이 어쩌구 저쩌구 그런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도 블록체인을 생각한다고 한다.

전세계가 블록체인 열풍을 겪고 있는 듯 하다. 그 와중에 비탈릭이 연세대학에 와서 기업들의 블록체인 진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야기의 요지는 그런 블록체인은 탈중앙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탈릭이 연대에 온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그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 보도가 없었다.

신문과 TV를 거의 보지 않고 듣지도 않지만 비탈릭에 관해서는 관심이 있어 찾아 보았다. 필자가 생각한 의미있는 말은 기존 기업들이 블록체인 진출은 탈중앙화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였지만 언론에서는 그 의미를 거의 다루지 않았던 것 같다.

블록체인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회사나 국가와 같은 단체나 조직의 블록체인을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블록체인을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비탈릭이 한말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말이다. 원래 블록체인은 분산원장에서 출발했다. 분산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것이 블록체인이라는 것이다. 탈 중앙화는 암호체계의 구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본적 고려요소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POW를 도입한 것이나 그 이후 POS나 마노등과 같은 암호시스템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전제는 누구 어느 한사람이 전체 시스템을 장악하고 통제하여 원장을 수정하거나 고칠 수 없도록 하는데 있었다.

거래의 투명성이나 기록 수정의 불가역성과 같은 것은 탈중앙화의 결과물이다. 이렇게 볼때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탈 중앙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은행이나 국가 그리고 기존의 기업들이 블록체인으로 진출한다고 해보자. 어떤 일이 생길까?
예를 들면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만들면 어떤 방식이든지 중앙은행의 예하 지점들이 노드가 될 확률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 본점과 각각의 지점이 블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노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각각의 지점이나 분점을 통해 노드를 구축할 것이다. 그것이 POS를 도입하던 DPOS를 도입하던 마노체제를 도입하던 블록을 형성하는 체제가 만들어 질 것이다. 형태로 보면 완전하게 블록체인의 방식이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런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만든 블록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 암호체계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중앙통제된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없다. 자기들끼리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유리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많은 서버를 구축할 필요가 없고 외부의 공격에 대해서도 비교적 안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런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신뢰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의심스럽다. 차라리 그런 노력과 돈으로 기존의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

기존의 기업들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생각하는 것은 변화에 대한 적응을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블록체인의 핵심적 가치를 무시하고 형태와 무늬만 가져가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술의 변화나 혁신은 기존의 체제를 깡그리 무너 뜨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블록체인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존의 시스템에 블록체인의 무늬를 입히기보다는 완전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기존의 시스템은 자신들이 손해볼 수 있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혁신은 전혀 다른 조직에서 이루어졌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에서 살아남으려면 완전하게 새로운 퍼블릭 블록체인을 시도하는 것이 옳다. 그리하여 기존의 네이버 및 카카오와 경쟁을 벌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 텔레그람의 ICO에 엄청난 돈이 모였다고 한다. 필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참가할 수 있는 자격 조차도 없었다. 그런데 텔레그람이 어떤 블록체인을 구성하려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유명한 기업이 참가한다니까 그냥 한번 가보려고 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짓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블록체인은 분산 원장이고 분산원장은 신뢰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탈중앙화가 제 1의 원칙이다. 지금 댄과 비탈릭이 서로 설전을 하는 것도 결국 탈중앙화의 원칙에 대한 생각의 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가 DPOS 시스템인 스팀잇의 증인들이 서로가 서로를 지원해서 증인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을 DPOS인 스팀잇의 가장 위험한 행태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해야 할 증인들이 서로 아삼육이 되면 어떻게 하겠나 ?

그런 의미에서 EOS 는 스팀잇의 증인보다 조금 더 발전된 형태인 듯 하다. 그것도 비탈릭에 의해 비난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이 아니다.

Sort:  

프라이빗은 탈중앙화에 위배되죠 기록이남지만 그들맘대로 할수도있고 권력싸움으로 51%룰도 쉽게 깨질것같다는생각이드네요

그저 기록이남는 사내시스템정도가되지않을까 생각됩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기술적으로야 가능하겠습니다만 토큰이나 코인을 발행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기존 서버 유지 비용으로 관계자로 이루어진 체인을 돌리면 되는데 텔레그램이나 카카오 등이 코인을 발행하고 ICO 운운하는 건 이해가 잘 안 되네요.

thank you love korea.

nice post follow you.

텔레그램의 블록체인 진출이 기본적인 원칙인 탈중앙화에서 어긋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투자자입장으로 보면 좋은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기업의 코인시장 진출을 이끌어 내서 좀더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걱정하시는데로 노드에 수정이나 중앙적인 운용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선택의 자유 문제이니까요.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면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되겠지요.

리버스 아쇼의 경우 분명 런칭 후 특정 시점엔 그 코인의 가치 평가를 받을텐데, 그런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쪽 기업 문화가 한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과 다른데, 실제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코닥 코인 이런건 패스)은 아직 이 부분 때문에... 좀 더 관망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실제 드뢉박스가 Stoji처럼 블록체인과 연계해서 토큰 발행을 했을 때 그 토큰의 가격이 지금의 드랍박스 서비스 비용(시장이 받아들이는 가격 저항선)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덴트 등의 코인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글 주제와는 다른 옆길이내요.

죄송합니다. ㅠ

지금은 아직까지 효율성의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기존의 중앙통제된 시스템을 따라 가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시
시간과 기술이 더 필요하겠지요.
현시점에서 중앙통제된 시스템이 효율성을 포기하고 블록체인으로 들어올 이유는 없겠지요
저는 텔레그램이 순전히 경제적인 이익의 측면에서 ICO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우회 기업공개와 비슷한 것이겠지요.
현재의 법체계를 교묘하게 회피한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사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용도와 목적은 약간 다르지 않나요?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프라이빗 체인으로 옮길 시 국가 단위의 많은 공공 기록 등의 효율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본문에 언급하신 부분들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악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문제고 적어도 지금보다는 시스템적으로 제한이 더 용이하지 않을까요?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상업적인 목적인 경우이겠지요.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블록체인이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사실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할 경우, 신뢰성, 투명성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프라이빗과 블록체인 두 단어는 극과 극인데 어떻게 같이 쓰이고 있는지 의아하네요.

올드스톤 님께서 밑에 댓글로 말씀하셨듯 블록체인 기술의 이점보다도 일종의 우회 기업공개 같은 측면에서 ICO를 진행한 것 같습니다.

IPO (기업공개)의 경우 엄청난 시간 + 비용이 발생하고 매 분기마다 감사도 받아야 되는 등 경영자들이 신경쓸 게 많습니다. 그리고 VC들에게 펀딩을 받으려면 금융감독위원회의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 이것 또한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호사 비용 등등).

ICO는 아직까지는 규제가 훨씬 적고 간편 하기에 이런 문제가 적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규모가 가 늘어남에 따라 결국 규제또한 심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개인적으로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탈중앙화의 중앙화라니...라는 생각을 해보네요

좋은 글이네요~ 제 블로그도 한번 둘러보고 가세요! https://steemit.com/kr/@recordfoundation/record

프라이빗과 퍼블릭 블록체인의 차이점을 잘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쉬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존의 기업이 진출할 경우 중앙화의 체계를 다시 실현시킬 확률이 높겠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60192.33
ETH 2321.67
USDT 1.00
SBD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