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me by your name
어제 신랑과 전부터 보고 싶던 영화 콜미바이유어네임을 봤다.
영화 속의 이탈리아 풍경들이 2년전 여행했던 여름 이탈리아를
떠올리게했다. 영상도 음악도 배우도 모두 아름다운 영화였다.
다만 영화의 내용 중 일부분은 굉장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여름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소년 엘리오가 겪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데
사랑할 때 겪는 감정들을 아주 세세하게 보여준다.
나도 그런 사랑을 겪어봐서
엘리오의 작은 행동하나하나에 굉장히 공감을 하면서 봤다.
고등학교 때 여름 밤 자율학습을 하다가
학교 운동장에 나와서 친구와 걸으며
이 여름밤도 곧 사라질 것 같다는 아득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금방 끝나 버릴 여름의 뜨거운 공기가 가득 담긴 영화였다.
물색이 참 예뻤다. 다만 영화속에서
마르치아라는 여성 캐릭터와
복숭아를 보여주는 방식이 참 불편했다.
첫사랑을 세밀하게 보여준 좋은 영화지만 그 부분들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서도 내내 찜찜했다.
영화 말미에 엘리오의 아버지가 한 대사가 참 좋았는데
현실에 이런 아버지가 존재할까. 하는 위화감을 느끼긴했다.
julie alex 라는 분의 영화 일러스트라는데
영화 속에 나왔던 장면들이 눈에 선하다.
난 영화를 단지 소비한 것 같은데 이렇게
그림을 만들어내다니 너무 근사하다.
약간의 찜찜한 부분이 아니었다면 요즘 다소 지쳐있었던
일상의 나를 여름의 이탈리아
속으로 데려다줘서 쉴 수 있게 해준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다른 걸 떠나서 엘리오가 살고 있던
여름 별장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옷은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훌렁훌렁 벗고 다니고 내키면
수영장에 들어가서 수영하고 과일 따 먹고
자전거를 달려 시내로 나가고.
영화 속 공간들이 하나하나 아름다웠다.
크게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지는 않는 편인데.
영화 속 엘리오의 일상이 어찌나 부럽던지.
나도 여름에 몇 주씩 머무를 별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햇빛이 넘쳐들고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다정하고 포근한 공간.
밤에 베란다에서 생각에 잠겨 바깥을 내려다보는 장면도 좋았다.
sufian stevens의 영화 ost 곡들도 영화와 참 잘어울렸다.
계속 듣고 있다. 나에게는 노래를 들으며 여름
이탈리아로 달려갈 수 있는 상상력이 있으니
지금은 그걸로 만족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