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른' 손보기 선생의 흔적을 만나다

가끔 다니던 길이었지만 주의깊게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 경치 같습니다. 대전에서 공주를 잇는 32번 국도, 때때로 이 도로를 이용합니다.

얼마전 이곳을 지나다가 석장리 구석기박물관 표지판이 보이길래 시간도 좀 있고해서 들렸습니다.
석장리 박물관 입구

석장리 박물관

석장리 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 구석기 발굴 유적지인 공주 석장리유적지에 세워진 국내 최초 구석기 전문 박물관이다. 석장리 박물관은 2006년 9월 26일 개관했으며 공주시에서 운용하고 있다. 박물관 건물은 석장리유적지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손보기 기념관, 체험학습관 등 3개의 건물이 있다. 여기에 금강변에 펼쳐진 석장리유적 야외에는 한국 구석기 첫 발굴지, 구석기동산, 구석기 조형물, 복원된 구석기인의 막집들이 있다.

이곳은 한국 최초로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곳입니다.

한국 최초의 구석기 발굴을 알리는 표지

발굴을 처음 한 분이 '파른' 손보기 선생입니다. 손보기 선생(1922~2010)은 한국 최고의 석기문화 학자입니다. 특히 석기문화를 대중화시킨 분으로도 유명합니다.그는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한 이후 경성대학교 사학과, 서울대 사학과, 버클리대학, 등에서 선사역사를 연구했습니다. 그의 호 '파른'에는 가슴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손보기 선생이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교 앞에는 붉은 등이 걸린 경찰서가 있었다. 그는 어릴 적 일본 순사에게 망치로 맞아 머리에 피가 났던 경험 탓에 그 경찰서 앞을 지날 때에는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 다녔다고 한다. 이때의 기억은 평생 붉은색으로 남았다. 그 때문에 손보기 선생은 대조되는 '늘 푸르름'을 상징하는 '파른'을 호로 삼았다고 한다.

입장료가 1,300원, 계산하고 들어가니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살았음직한 마을이 나옵니다.
발굴된 유물을 근거로 구성한 마을 전경

내부에 마련된 석장리 박물관 내부에는 당시 발굴모습과 발굴현장의 모습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발굴당시 현장 사진과 손보기 선생 일행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니 이곳에서 발굴된 각종 구석기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석장리에서 발굴된 구석기

박물관 안에는 어린아이들의 흥미를 끌수 있는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실감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구석기인들의 생활상

구석기인들도 예술 활동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증거는 제천의 점말유적에서 보입니다. 석장리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상상 모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찾지 못했지만 석장리에도 구석기 사람들의 작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가지면 풍경과 역사가 내게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