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표절 또는 그 사이 어딘가..

in #dclick8 years ago

기사를 읽다.

얼마전 유료구독하는 월간지 포브스에서 다음의 기사를 읽었다.

해외시장 공략으로 성장세 이어간다(포브스 18년 9월호)

레드오션으로 알려진 화장품 시장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소개였다. 회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관련 내용을 찾아보던 중 유사한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사하라에서 찾은 원료로 ‘女心’ 잡다(이코노미스트 17년 5월 22일자 1384호)

두 기사는 모두 동일한 기자가 약 1년여의 간견을 두고 작성한 것이며, 그 내용이 매우 유사했다. 비교를 위해 각 기사의 도입부만 예로 들어보겠다.

(포브스의 도입부)
수많은 브랜드로 넘쳐나는 국내 뷰티 시장에서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뽐내는 브랜드가 있다. 탁월한 제품력과 감성적인 디자인, 독특한 마케팅으로 최근 젊은 여성들과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헉슬리(Huxley)’가 주인공이다.
지난 8월 9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헉슬리 시그니처 쇼룸에서 헉슬리를 탄생시킨 이병훈(47)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IT업계 출신 사업가다. 휴대폰 이후 한국을 먹여 살릴 분야가 화장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라는 소설을 쓴 영국의 작가이자 미래학자 올더스 헉슬리에서 따온 이름”이라며 “미래에는 정보가 너무 많아져서 진실의 가치가 가려질 것이라는 소설 내용에 착안해 ‘가장 좋은 제품을 진실한 마음으로 알리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의 도입부)
수많은 제품이 넘쳐나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탁월한 제품력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정체성을 뽐내는 브랜드가 있다.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헉슬리(Huxley)’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4월 10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노드메이슨 본사에서 헉슬리를 만든 이병훈(46)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IT업계 출신 사업가다. 휴대전화 이후 한국을 먹여 살릴 분야가 화장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라는 소설을 쓴 영국의 작가이자 미래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라며 “소설의 내용처럼 ‘가장 좋은 제품을 진실한 마음으로 알리고 싶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읽는 순간, 알 수 없는 배신감이 온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런 느낌은 왜 생기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독자가 기사에서 기대하는 새로움과 독창성이라는 요소를 기자가 깨뜨린 것이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자는 해당 기사가 마치 처음쓰여진 것처럼 여겨지도록 만듦으로써 독자를 기만하였다. 만약 해당기사가 1년전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것을 새롭게 업데이트하고 재구성한 것이라고 언급하였다면 이런 느낌은 없었을 것이다.

블로그를 생각하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생각은 과연 우리의 블로그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였다. 인터넷에 있는 이미지를 가져다 쓰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인용하고, 영문을 번역하여 올리는 일들은 블로그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쩌면 알면서, 때로는 모르면서 저작권을 위반하거나 독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며 변명아닌 변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종 판단은 각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블록체인 안에 있는 스팀에서는 모든 일들이 기록되고 남는다.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일들에 대해 말이다.


저작권과 표절

구글링 중 관련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는 자료가 있었다. 표절의 이해(이준웅 교수 / 서울대 언론정보학과)가 바록 그것이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해 내용을 정리해본다.

글쓰기의 세가지 윤리 원칙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세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1) 다른 저자의 이익 침해 금지
(2) 독자에 대한 진정성(sincerity)
(3) 자신의 본원성(authenticity)에 대한 성찰

이 중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는 (1)번과 (2)번에 대해서 알아보자.

(1) 다른 저자의 이익 침해 금지

윤리적이면서 동시에 법적인 문제이다. 즉, 저작권과 직접 관련이 있다. 저작권의 핵심은 바로 '표현의 복제'이다 생각의 복제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또한 저작권의 궁극적인 목적은 원작자의 권리를 독점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창작을 유도하여 문화를 향상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공정이용(fair use)의 경우 저작권이 침해되지 않는다.

공정이용은 다음과 같은 경우를 말한다.
(가) 국가기관의 법령, 판결 등 공공저작물과 재판절차, 입법 및 행정 목적의 이용
(나) 교육목적의 교과용 도서의 게재,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의 이용
(다)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이용
(라)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해 인용
(마)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연 및 방송
(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사) 도서관에서 저작물의 이용
(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저작물 이용 등

저작권 침해와 표절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즉 위에서 말한 공정이용을 한 경우, 저작권의 침해가 아니지만 표절은 될 수 있다.

(2) 독자에 대한 진정성(sincerity)

표절에서는 '진정성'이라는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 '진정성'의 관점에서는 저자가 쓴 글이 바로 저자의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이 바로 표절이 된다. 따라서 저작권과는 다르게 생각을 복제하는 것도 표절이 된다. 즉, 다른 사람의 생각을 풀어쓰는 것도 표절이 된다. 여기서 독자의 기대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패러디'는 흉내내는 것을 전제로 하며, 독자도 그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표절이 아니다.

표절은 법적인 문제가 아닌 윤리적 문제다. 따라서 표절에 대한 판단은 해당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해야 한다. 표절은 진성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정당한 인용을 통해 극복 될 수 있다.

자기표절은 있을 수 없으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이중게재'와 '무리한 활용'이다. 이중게제는 그로 인한 피해자(예를 들면 학술지의 위상추락)가 있을 때 규제가 필요하다. '무리한 활용'은 연구업적 부풀리기와 능력의 과대평가로 인한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으므로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게재'와 '무리한 활용'은 표절과 구분되어야 한다.


그밖의 것들

저작권의 침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과 하기 쉽다. 그리고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도 많아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 또한 무단횡단이 모두 처벌받지 않듯이 모든 저작권 위반행위가 처벌받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단횡단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듯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표절은 법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윤리적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스팀잇 내부적으로도 이런 것을 막기위한 여러활동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앞으로 스팀잇이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각 개인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한국 저작권 위원회에서는 네티즌이 알아야 할 저작권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블로그 운영시 꼭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 CCL을 적용한 저작권 문제 없는 이미지 구하기 도 한번 쯤 읽어볼만한 내용이다.

다시 기사를 보다.

위에서 요약한 이준웅 교수의 글에 따르면, 읽었던 기사의 기자는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표절을 하지는 않았으나, '무리한 활용'을 한 듯 하다. 이런 '무리한 활용'은 편집부에서 좀 더 세심하게 검토하여 독자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규제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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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글이군요!

네, 저도 잘 모르던 부분인데, 글을 쓰면서 약간이나마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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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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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사람은 디클릭 홍보사절단으로 오해하겠습니다~
디클릭은 희망입니다~ㅎㅎㅎ (사랑은 많이들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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