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seling] 4. 참 힘든문제, 자기분화

in #counseling7 years ago


안녕하세요, 억셉입니다!

오늘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밤에 잡혀있던 상담이 취소되서
스팀잇에 글을 쓸 시간이 생겼군요.

오늘 밤 취소되버린 이 상담이란 녀석은
개인이 당면한 생활 과제를 해결하고,
사고 및 행동, 감정측면의 '인간적인 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건 알겠는데, '인간적인 성장'은 무엇일까요?

인간적인 성장에 포함되는 정말 무수~~~~한 개념들이 있겠지만
상담장면에서 그 중 자주 눈에 띄는 개념중 하나가 바로 이것,
자기분화 입니다.


자기분화란?


자기분화는 가족 구성원과 단절되지 않으면서
독립된 자아를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Bowen, 1978; Kerr & Bowen, 1988/2005).

또한
정서와 사고간에 균형을 이루는 능력
친밀감과 독립심간에 균형을 맞추는 능력
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자기분화가 잘 이루어진 개인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타인의 무언가 강요하는 상황에서도
감정을 통제해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죠.


그래서? 무슨역할을 하는데?

자기분화는 청소년의 높은
자아정체감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의 자기분화수준은
부모의 자기분화 수준과 관련이 큽니다.

무슨말이냐,

자기분화수준이 낮은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자연스럽게 자기분화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아내가 힘들게 집안일을 하는데 남편은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
주말엔 가족을 내팽겨치고 취미생활에 전념합니다.

불만이 가득찬 아내는 자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니네 아빠봐라 또 늦는다.'
'이거봐 너네 아빠 도와준다고 하더니 또 아무것도 안도와준다'
'할머니 구박할때도 엄마편을 한번도 안들어준다'
'너 나중에 결혼할때 저런 남자 만나면 안된다'
'너 아니었으면 엄마 이 집 떠나고도 남았어'
'엄마 너 아니면 못살았어'

자녀는 점점 심리적으로 엄마와 한 몸이 됩니다.

자기도 모른새 주입된 분노감정으로
아빠한테 원인모를 화를 느끼는건 둘째치고

타인에게 화난 감정을 자율적으로 당사자에게 표현하고
해결해보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할 기회도 없었죠.

자연스럽게 부모의 낮은 자기분화가 자녀의
낮은 자기분화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엄마를 끔찍히 걱정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마보이 성향과도 연결될지도 모릅니다.
혹은 가족 외 관계에서도 관계에서 멀어지는것에 대한
알수없는 거부감이 막연하게 커질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도움에서 벗어나 스스로 성취해본적이 없다면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자신감이 없어서
학업이던 관계던 놀이던 소극적이 될 지도 모르죠.

어쩌면 가족 외 관계에서도
행여나 상대가 나와 떨어져버릴까봐
사소한 부탁 하나 거절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일탈행위의 권유 같은걸 거절하지 힘들지도 모릅니다.


헐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죠?

상담에서는 상담사는 내담자의 자기분화수준이 낮다면,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수용할수 있도록 도와주며
상담장면에서부터 내담자가 상담자와 분화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그리고 관계에서도 하나 씩 독립하여 지낼 수 있는 조력자의 역할을 합니다.


말은 쉽네요.
하지만 한번 형성된 성격을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심리학에서 성격이란 거의 변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그렇기에 이것은 고치고자 하면 너무나도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담자가 변화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목표를
설정하고 점검해보며 연습해 나갈 수 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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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부모의 말을 들으며 크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등을 보며 자라는 것 같아요. 내외적으로 자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보니 정말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acceptkim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데... 정작 '내 그릇이 작구나.'라는 결론이 나네요.^^*
공감하고 배우고 생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개념은 잘 알겠는데, 자기분화라는 용어가 좀 어렵네요.

말이 좀 어렵습니다 허허 영어로도 self-differentiation인가 그렇습니다.

성인이 될 때 까진
꾸준히 상담받으면 좋겠네요
청소년기에 특히!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ㅋ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는 건 심리학 이론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착한 사람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는데, 남들에게 항상 착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강박감에 항상 손해를 보고, 혼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죠. 사실 저 역시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안 고쳐지네요. ㅠㅠ

성격에 대한 고민이 나름 진지한 고민인데, 막상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면 몇마디 듣고 쉽게 넘겨버리는 아쉬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땐 역시 상담센터 방문을 추천드립니다^^ㅋ

굉장히 신기하네요. 이렇게 인식하기 힘든 부분도 연구하고 개발(?)할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굉장히 많은 선배 심리학자들의 사유, 토론, 실험적 검증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들을 우리가 지금 누릴수 있는것같습니다.

잘 터치해주셨네요. 미뤄진 상담덕분에...ㅎ
고마워요. 깊고 푸른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멋진 인사네요.

성격도 어찌보면 복입니다.
개인이 자신을 성찰해야 하는 이유는
자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지요.
어차피 자신은 이미 그 시간을 지나쳐버렸기 때문에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 또한 충분한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군요

자기분화 정말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분리-개별화와도 밀접한 관계로 보이기도 하네요.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나 자녀 혹은 연인에게 종속되고 밀착 할 수 밖에 없는 그 마음이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런안쓰러움이 환자들을 만나시는데 큰 자원중 하나가 될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녀들 앞에서 항상 조심스럽게 행동해야겠군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애기키우면서 더더욱 조심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성격이란게 어쩔수없는것같습니다 ㅠㅋ

읽고나니 자신의 자기분화 수준을 성찰해내는 것도 중요한 과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맞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