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가 요구하는 책임 그리고 새로 열리는 DIY 비지니스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현재 우리는 너무 많은 권한을 특정 기관에 위임해주었습니다.
그 기관들(주로 정부)는 넘치는 권력으로 개인들의 사생활을 수시로 침해하고있죠. 사생활 뿐만 아니라 재산권이나 많은 국가에서는 개인의 생명까지도 결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정의를 스스로 결정하고 자유를 구속하기도 하며 잘못된 지도자가 군림할 때는 수많은 생명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권력을 그들에게 넘겨줬지만 그들이 과연 그 권력을 공정하고 정의롭게 사용하였을까요? 너무도 큰 권력을 넘겨받자 이들은 매우 불투명해졌고 아무 에게도 보이지 않는 밀실에서 시민의 동의 없이 수많은 것들을 결정하곤 하였습니다.

남미에는 민족이라는 동질성이나 애국심 같은 것이 매우 부족한특징이 있습니다. 유럽의 수많은 지역에서 이민 온 사람들과 토박이 원주민들이 모두 뒤섞여 살아가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일수도 있고 국가가 보여준 모습이 시민들에게 그리 믿음 직 스럽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곳 남미 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이후 수많은 정권이 있어왔지만 극히 일부 정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패로 끝난 정권이었죠. 개인들의 삶은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교육 또한 공교육이 무너져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의 65% 가까운 학생이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보건위생은 어떠한가요? 몇세대전 노벨의학상을 배출하며 최고수준의 의학 연구 기관이 있던 곳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학병원들은 낙후되어 있고 질적수준도 매우 떨어지고 있죠.
시간이 갈수록 극빈자들은 많아지고 당연하게 치안상황도 함께 악화되었죠.
그럼에도 국가는 질서유지에 실패합니다. 시민들의 안전은 크게 위협 받았고 결국 시민들에게 남겨진 방법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었죠.

경제적으로 어려워 지기만 하는 정부는 복지가 점점 퇴보하여 보건, 교육, 치안 모두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들 때문인지 이곳의 사람들은 국가 의존적인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문제들에 대하여 스스로 강구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이죠.
강도사건이 벌어지면 이곳 현지인 들은 경찰에 신고 하기 보다는 스스로 취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연구합니다.

남미에서 일반인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안전 대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둑의 침입을 막기위해 주택의 취약한 부분 개선 ( 높은 담, 감전 기능이 있는 철조망, 쇠창살, 강화 문, 보안 경보기 등 )
  • 동선에서 위험지역 우회
  • 늦은 시간 출입 자제
  • 감시 카메라 설치
  • 자동차의 보안 강화 ( 방탄 처리, 위치추적기 설치 )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일반적인 가정집과 개인들이 취하는 모습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안전 대책입니다.

이렇게 보안 관련 부분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재정적인 부분도 정부에서 무엇이라고 떠들어도 금융권 조직을 신뢰 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자신의 저축 대부분을 현금화 하여 달러로 환전한후 각자 가정에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이렇게 가정에 달러화 된 현금을 보관하다 보니 강도나 도둑을 불러들이는 일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 하는 이야기의 요점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이곳 현지인들의 행동을 살펴보자는 것이죠.

  1. 중앙 권력기관-정부 는 개인 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함 ( 치안과 경제, 교육등 )
  2. 개인들의 의무와 책임 모두 가중
  3.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앙 기관에게 의무에 대한 저항 ( 납세 )
  4. 어떤 기관도 신뢰하지 않고 스스로 대책 마련

위와 같이 4단계를 거치며 개인들은 국가에 대한 신뢰를 버리고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합니다. ( 사실 남미 대부분은 비슷한 상황이며 아나키즘 초기 형태로 국가가 운영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 할 듯 합니다. ) 이것은 정부가 오랫동안 시민을 보호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권력남용, 부정부패로 재산축적 등과 같은 일 들에만 에너지를 쏟는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기 때문이죠. 시민들은 국가에 대한 의무 를 최소한 적게 하고 축소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의무 늘어나는 책임

남미에 살다 보니 앞으로 탈중앙화 사회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정부의 역할이 축소될 때 개인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듯 싶었습니다.

탈중앙화는 정부나 은행과 같은 중앙집중 권력 기관이 대폭 줄어들고 개인의 권한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을 만 들것입니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수많은 것들을 타 기관에 맡기고 살아왔던 생활방식에 변화가 온다는 것이죠.

제가 남미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대부분의 지역에 탈중앙화가 도입된다면 그 사회에서는 많은 것을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장 암호화폐 세계를 보면 은행과 같이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해커의 공격이나 비밀번호의 분실 등에 자유롭지 않을 것입니다.

은행은 이런 많은 것을 대신 해주고 있죠. 하지만 암호화폐세계에서는 모든 것은 스스로의 책임입니다. 분실, 해킹, 실수송금 등 이런 것을 대신 처리해 주는 “중앙기관” 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개인들의 보안을 강화해주는 도구들이 각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애용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하드웨어 지갑도 개인의 보안을 도와주는 도구인 것이죠.
앞서 개인들이 보안을 책임져야 하는 탈중앙화 세계로 가는 길에서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이 더 많이 개발되야 할 것입니다.
남미에서 정부를 피해 개인들이 스스로 보안 대책을 강구하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까지는 크게 위협을 느끼지 못했지만 해커들이 수시로 개인들을 공격할 것이고 그에 대비한 더 안전한 핸드폰이 필요해 질것이고 더 안전한 인터넷이 필요해 질것이며 개인들이 사용하는 모든 디지털 기기들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해커의 침입 또는 물리적 도난에 방어 할 수 있는 보편적 기술들이 개발 되고 보급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들의 권한이 늘어나는 만큼 책임도 커지기 때문이죠. 이제 우리를 대신해줄 누군가에게 모조리 위임해버리고 조금은(?) 무책임하게 살수 있는 현재가 더 좋다고 할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너무 많은 것을 넘겨주다 보니 개인의 자유가 줄어들었고 주위에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기적이 되었죠. 모든 번거롭고 귀찮은 일들을 국가가 대신 해주리라 믿어 버린 것입니다.
일정 부분 국가가 대신 해주기는 했지만 부작용이 너무도 막대했던 것이죠.

탈중앙화는 대신해 주는 누군가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권한을 되찾아 왔다면 책임도 같이 오기 때문이죠. 이제 모조리 스스로 해야 하는 진정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성숙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많은 새로운 도구들을 탄생 시킬 것입니다.
마치 북미에선 대부분의 기술자들 인건비가 너무 비싸 모든 수리를 스스로 하는 DIY( Do it Yoursef ) 가 보편적이며 이와 관련된 편리한 도구 들이 매우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어느곳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대도 다양하게 판매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보면 스스로 수리하거나 만드는 것을 알려주는 가이드들과 동영상이 널려 있죠.

탈중앙화는 DIY 시장과도 비슷하게 정부, 정치인, 은행 등의 역할을 우리 시민 스스로가 편하고 안전하며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도구들의 수요를 가져올 것이며 관련 도구들이 거래되는 시장을 발생 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개발자들과 경제학자, 사회학자들이 협력하여 많은 도구들이 만들어 지길 기대하며 그렇게 우리 사회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 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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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에 많이 공감되는 글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탈중앙화는 개인의 권리와 의무를 크게 높인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 저도 기회가 되면 한 꼭지 쓰고 싶을 정도로^^

저는 비즈니스쪽은 잘 모르겠지만
개개인의 자각과 자기관리가 한층 중요해지리라고 봐요.

보안 문제도 몰라서 당하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르기도 하잖아요.

참고로 해킹 보안 관련 암호화폐도 나왔다고 해요.

세상은 점점 탈중앙화 시대로 갈 수 밖에 없고 ,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며칠 전에 한 프랑스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습니다. 인류가 앞으로 몇 십년 안에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경고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기존 다큐처럼 환경보호나 대안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식량 , 에너지 , 자원 같은 익숙한 이야기부터 금융 , 정치 , 교육까지 우리를 둘러 싼 모든 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바꿀지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론 우리가 가진 모든 문제는 중앙화에 따른 부작용이며 이는 분산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건 개인 입장에선 아주 불편하고 피곤한 일이죠. 하지만 지금처럼 불행하게 사는 것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소개는 제 포스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steemit.com/kr/@madefromreality/18-05-03

이 세상의 역사는 탈중앙화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중앙화와 합의를 찾았죠. 마치 정보혁명이 있고 난 뒤에 보안에 대한 의식이 더 강해졌듯이 말이죠.
https://steemit.com/kr/@sangwoan/2-no
스팀잇에 제가 금융의 탈중앙화에 관해 쓴 글입니다. 한계비용 제로가 되는 사회가 오고 무형의 가치가 인정받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오더라도, 인간의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기존에 지급준비 시스템과 같이 완전한 금융의 탈중앙화가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방향이 옳냐 그르냐를 차치해두고, 세상은 원리원칙대로 돌아가지는 않으니까요. 이에 대해 @tintom님의 의견을 묻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봇 하구 갑니다~

블록체인을 접하면서 정말 많이 느꼇던 내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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