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세이] 우산없이 폭풍우속에서 젖는것처럼 돈 버는 시기가 있다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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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이라는, 제시 리버모어의 일화를 다룬 책을 읽다가 이 소제목과 마주쳤습니다. 과거에 호기롭게 투자하는 것마다 늘 실패로 끝났던 저에게 이런 기분을 알게해 준 고마운 택배기사님이 떠올랐답니다.

 2012년 4월, 저는 라떼를 주문한 손님을 위해 밀크폼을 만들면서 초조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후 4시. 택배도착시간을 훌쩍 넘어도 기사님은 오지 않았습니다. 전날 저녁부터 캬라멜시럽이 떨어져서 캬라멜마끼야또를 팔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택배기사님은 밤 9시에 지친 얼굴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달콤한 스팀밀크를 내밀며 물었습니다.
 "요즘 무슨 일이 있나요? 왜 이렇게 택배도착시간이 점점 늦어지는 건가요?"
 돌아온 대답이, 위닉스 제습기때문이라는 겁니다. 그 당시에 하루에 네 집 정도는 제습기를 주문하기때문에 물량이 어마어마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친절한 택배기사님은 위닉스 주식을 샀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저는요, 사실 적금을 깨서 위닉스를 다 사버렸어요. 평생 주식을 모르고 살았지만 이렇게 뭐에 홀린듯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입니다. 못가도 5배는 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5배가 가기전에는 절대로 안팔겁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요!"
 그 말을 할 때 의지에 가득찬 눈빛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밤 11시가 넘은 후 로스팅 머신을 예열하면서 위닉스의 챠트를 봤습니다. 그 때 본 가격이 3000원 초반대였습니다. 주당 3000원 하던 위닉스 주식이 15000원이 될 때까지 팔지 않겠다던 기사님의 말은 야무진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단기로 30프로의 수익은 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다음날 1000주를 샀습니다. 위닉스 제습기는 홈쇼핑에서 완판행진을 이어갔고 저는 6월 중순 쯤에 30프로 이상의 수익을 보고 전량 매도를 했습니다.
 9월이 되자 위닉스의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챠트도 재무제표도 모르고 묻지마 투자를 했던 택배기사님을 안쓰럽게 여기기까지 했습니다. 기사님은 부인에게도 말하지 않고 전재산을 넣으신 것 같은데 얼마나 황당해할까... 라고 생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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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정작 안쓰러운 사람은 시야가 좁은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 후 위닉스의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위닉스의 주가는 2014년 5월에 28500원이라는 최고점을 찍습니다. 3000원 초반에 샀다면 무려 9배의 수익입니다. 이 때는 제가 가게를 막 그만두었던 시점이라 택배기사님이 이 엄청난 수익의 향연을 누렸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만, 그 때 위닉스의 주가 흐름을 관찰한 경험은 저에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투자를 할 때 최소 5배, 10배 가지 않을 대상이면 쳐다보지 말자고 다짐을 했답니다.

 2015년 9월, 드디어 저에게도 그런 강렬한 촉이 왔습니다. 뉴스에서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사태를 보도했을 때,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전기차'라는 세글자가 떠올랐습니다. 결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공장증설은 되어있는데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전기차 관련 제조회사의 주식을 샀습니다. 물론 주가는 바닥이었죠. 분할매수를 하는 과정에도 중국이 사드관련 이슈로 한국산 배터리에만 보조금혜택을 주지 않는 등 악재는 연이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악재가 나와도 10년, 20년, 30년 미래에 전기차를 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정말 감사하게도 현재 이 주식은 3배의 가격으로 뛰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집 안에 하나 씩, 그리고 방방마다 하나씩 위닉스 제품이 있을 겁니다."
 내뱉은 말은 예언입니다. 믿기만 하면요. 최근 미세먼지때문에 위닉스 공기청정기를 방마다 설치하는 가구수가 늘어난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직 이 전기차 주식을 팔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세상을 꿈꾸고 있으니까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챠트를 공부하는 것도, 백서를 읽는 것도 중요하긴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10년 후에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미리 한 번 가 보고,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 편하게 투자를 할 수가 있고 챠트를 보며 잦은 매매를 하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우산없이 폭풍수 속에서 젖는것처럼 돈버는 시기가 도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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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입니다..
리스팀합니다~^^

리스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리스팀된 글 보고 들어왔습니다. ^^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

저도 그럴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네요
좋은 내용 잘 봤습니다

꼭 그렇게 되시길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에피소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재미있으셨다니 기뻐요^^
감사합니다!

주식은 접하기 어렵고 비싸다고만 생각했는데 10년 뒤의 세상을 보라는 그 말 기억해둬야겠네요

잘 읽고 팔로 합니다^^

주식이나 코인 외에도 좋은 기회는 늘 널려있습니다.
관찰하고 알아채기 전까지는 꼭꼭 숨어있지만요.
좋은 정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기회가 저에게도 찾아왔으면 좋겠네요..!!ㅎㅎ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관찰의 힘을 믿으세요!

이야 현실 이야기가 담긴 글이네요.
깊은 깨우침을 얻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보얀님 포스팅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네요.
일단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먼저 관심을 더 가져봐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닷!

조르바님 말씀이 맞습니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면 기회가 보이는 것 같아요^^
오늘도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기분 알것같아요.. 이 주식은 오를수 밖에 없다...

이런 강렬한 주식을 만나는 것도 행운인데

전재산을 올인할 결단력도 갖추다니

정말 그 택배기사는 부자가 될 운명을 타고 낫군요....

저도 택배기사님이 부자가 되셨길 바랍니다. 생각과 습관을 바꾸면 누구나 운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챠트를 공부하는 것도, 백서를 읽는 것도 중요하긴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10년 후에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미리 한 번 가 보고,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멋진 생각입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는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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