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가치는 '연결'에서 나오는데요

in #coinkorea7 years ago

ⓒkimthewriter











부제: 시대유감



  1.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커튼을 젖히고 침대를 정리한다. 그 다음에는 씻고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린다. 기분 좋은 소리와 향기가 방 안을 가득 채울 때쯤 그제야 휴대폰과 노트북을 열어 본다. 일련의 행위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한 번도 기분 나빴던 적이 없다던 노엘 갤러거 옹처럼 아침을 맞으려는 일종의 의식이다. '오늘은 어떤 멋진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불행하게도 그처럼 기분 좋게 아침을 맞는 일은 거의 드물다. 오늘도 그렇다. 거래소 철폐 뉴스, 그에 맞물려 무섭게 빠진 시세가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나는 장투족이라 시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진 않는다. 최근 거래도 지난 번 우연히 비트 일부를 폭등 직전의 스팀으로 바꾼 것과 바로 어제 이클을 리플로 바꾼 것 정도다. 이익이 줄어든 것뿐이고 여전히 장기적으로 우상향이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음이 무거운 것은 일련의 사태에서 나타난 인간의 편향적 사고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편향적 사고 체계를 가졌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라든지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같은 사소한 고민부터 '이 집을 계약해야 하는가' 같은 중차대한 일에까지 인간은 편향적 사고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지금 코인을 정리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하자. '즉각 현금화 / 무조건 존버 / 더 정보를 모은 뒤 결정'이라는 선택지가 있다. 즉각 현금화를 선택한다.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편승 효과bandwagon effect). 무조건 존버다. 이 또한 지나가는 태풍일 뿐이다(타조 효과ostrich effect). 더 정보를 모은 뒤 결정! 각종 차트 분석, 정부 정책 관련 기사, 국내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다 읽었다. 그래도 아직 정보가 부족하다. 잠바브웨 거래소의 SJ코인 보유자들의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또...(정보 오류information bias).

    어떤 선택이든 편향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건 대단히 어렵다. 나만 해도 코인을 대하는 기본 자세는 혁신을 과대평가하고 단점은 과소평가하는 친혁신 편향pro-innovation bias에 기울어 있는 것 같다. 이것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한계다. 매일 입력되는 수많은 정보와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려고 뇌가 선택한 최선책이다. 뇌가 선택한 최선책이 곧 우리가 내리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혼동하면 곤란하다. 뇌는 어디까지나 '입력-처리-출력'의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또 되도록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그렇게 할 뿐이다. 이런 방식이 아니면 인간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점심조차 제때 제대로고르지 못해 굶어죽게 될 테니까.

    이런 편향적 사고의 문제는 무언가에 대한 가치 판단을 거의 즉각적으로 양분한다는 데 있다. 좋다 혹은 나쁘다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미처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무의식은 이미 결론을 내린다. 우리가 무언가를 통해 받는 '인상'이 그 정체다. 우리 뇌가 기껏 만들어낸 효율적 결론을 뒤로 한 채 처음 받은 인상이 옳은가 타당성을 검토하고 혹여 잘못되었다면 바꾸는 일은 굉장한 노력이 따른다. 적절히 의심하고 적절히 고민하는 겸손의 자세를 통해서만 슬기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래서 경찰 수사나 법원 판결 과정은 이런 편향을 제거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들어간다. 때론 무시되기도 하지만

    그런데 암호화 화폐를 대하는 정부의 생각은 수많은 인지 편향의 종합세트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들이 코인 및 코인 거래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고 출발했고 그 증거가 무엇인지 찾는 데에만 골몰했다는 것(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 끝에 코인은 무가치, 코인 매매는 도박, 거래소는 폐쇄라는 결과가 나온다.

  2. 잠시 우리를 묶어주고 있는 인터넷을 돌아보자. 인터넷의 가치는 어디서 올까?

    처음에 인터넷에는 '정보의 바다'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무수히 많은 정보를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대부분 공짜로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준 것이다. 그 초창기에는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는 오류가 많고 검증이 안 되었으며, 진짜 가치 있는 정보는 활자로 기록된 책이 있는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던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검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런 작업은 정보의 다양성 신속성에 신뢰성까지 더해주어 사람들을 점점 더 끌어모았고, 결국 인터넷을 살아있는 또 하나의 세계로 만들었다.

    만약 인터넷에 정보를 올리는 사람도 없고 그걸 소비하는 사람도 없으며 검증하는 작업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즉 인터넷에 연결된 사람이 없다면(그리고 가능한 많지 않다면) 인터넷은 지금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은 인정한다고 한다. (가치는 한 6천만 원으로) 그들이 '체인'의 의미를 진짜로 이해했는지 의문이다.

    "월드 와이드 웹www? 우리가 그걸 왜 써야 해? 필요하면 우리가 만들어 쓰지 뭐. 한 6천만 원 들이면 만들 수 있지 않나? 이름은 KGWKorea's Galàpagos World 정도로 붙이고."

    백 번 양보해도 지금 내가 본 정부의 이해력은 이 정도다.

  3. 정부에 권한다. 당장 미국/일본/영국/독일 등의 나라와 수교를 끊어라. 그들은 6천만 원이면 만들 수 있는 무가치한 가상증표 거래소를 방치하여 전 세계 사람들을 도박/투기에 빠지게 하고 있으며, 심지어 선물 시장 상장 등 제도권 편입을 통해 세계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Sort:  

법무부 : 거래소 철폐 ㅅㄱ
기재부 : ?? 세금 걷을려했는데 무슨 소리??
청와대 : 법무부 거래소 폐쇄는 확정 아님.

뭔 유사국가도 아니고ㅋㅋㅋㅋ 진짜 오늘 참 어이가 없는 하루네요ㅋㅋ

Enjoy the vote and reward!

이렇게 추려 보니 진짜 코미디가 따로 없네요 ㅋㅋ

"인지 편향의 종합 세트"
"짐바브웨 거래소의 SJ코인"
"KGW"
피식피식 웃었습니다...ㅋㅋ
촌철살인 같네요.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오늘도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물어보고 싶어요. 결정권자들이 어떤 경로를 따라 저런 결론과 결정을 내렸는지...

편형적 사고 체계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최근에 가입한 노래 포스팅 하는 뉴비입니다^^
유익한 블로그 정말 잘 봤습니다ㅎㅎ
팔로우하고 자주 찾아 뵐게요 ^_^

넵. 감사합니다. 포스팅 기대할게요.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

잘 모르겠지만 부처간의 힘 겨루기 같아 보입니다. 법무부가 뭔가 뒤가 구린게 있나봐요. ㅎㅎㅎ늘 저런식입니다. 법꾸라지들.

1-2년 후에 버블 터질 게 걱정되니 그냥 지금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는데... 우리에게 공개된 정보는 극히 일부라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뭔가 유의미한 정보가 있을까 싶어 계속 뒤져보는 중입니다.

정부가 바라보는 시각이 게임산업을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이네요. 정권이 바뀌어도 편향되고 보수적인 사고방식은 변함이 없나 봅니다. 코인의 코자도 모르는 저는 편안합니다. ㅎㅎㅎ

코린이는 잠 못 이룰 밤입니다😂

작년에 한동안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을때, 신중히 접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껏 한다는 소리가 저런 망발들이니.. 쓴소리 하기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멀었네요...

항간의 추측대로 빅픽처였으면 좋겠습니다.

아 ㅎㅎ 웃어버렸어요. 정부의 이해되지 않는 삽질이 어디서 나오나 했는데, 콕 찝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개그 소재는 과거 정부가 한 것만으로 차고 넘치는데 말이죠 :D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웃기지도 않는 분이라...

그쪽으론 소질이 없어 보이는데 자꾸 개그 욕심을 내는 분들이 있네요. 법무부에 기재부에 금융위에... 청운의 꿈을 이룬 것만으론 부족한가 봅니다.

뭐 저러고나서 작가 코스프레 하시는 분도 계신데요.

코인 관련해서 대표적으로 한 분 떠오르네요 - -;

편향적 사고들을 하나하나 짚어주심에 감사합니다. 필명대로 위트 있으시네요ㅋㅋ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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