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블록체인 업계의 겨울나기

in #coinkorea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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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T Column


뜨거웠던 지난 겨울

찬바람이 부는 10월입니다. 수은주가 내려가고 저녁이 빨리 오는 걸 보면 겨울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지난 겨울은 블록체인 업계엔 봄이자 여름이었습니다. 갑자기 치솟은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코인소유자,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 모두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 열기는 너무나도 뜨거웠습니다. 지난해 이 무렵 지금과 거의 유사한 가격의 비트코인은 11월 말로 접어들면서 1000만원대를 돌파하고, 1주일만에 2000만원까지 치솟습니다. 그 후 한달 간 소강상태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새해들어 2500만원대까지 올라가죠.
비트코인이 올라가자 많은 코인들이 ‘가즈아’를 외치며 동반 상승합니다. 지난해 12월은 그야말로 비트코인에겐 뜨거웠던 여름이자 따뜻했던 봄이었죠. 하지만 그 열기는 봄에 가까워질수록 가라앉아, 그 이후엔 일부 등락을 제외하면 지금과 비슷한 가격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장주 비트코인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일부 ‘동전’ 코인들의 상황을 보면 피크보다 10분의 1 토막 난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봄이 오자 블록체인 업계엔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블록체인의 월동법

겨울이 오면 곰은 겨울잠을 자고, 다람쥐는 모아놨던 도토리를 먹기 시작합니다. 각자의 월동법이 있는 것이죠.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를 맞이해 블록체인 업계는 모아놨던 도토리(또는 ‘실탄’)으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시장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대중에게 제공하는 킬러 앱(killer app)이 부재하기 때문에 이를 만들기 위해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인재를 기르는 방식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 것이죠.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는 바이낸스 랩스(Binance Labs)를 만들고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랩스는 소셜 임팩트 펀드이자 블록체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스타트업과 프로젝트, 커뮤니티 등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투자한 프로젝트에는 50만달러의 시드 펀딩을 하고, 멘토십과 네트워크를 제공해준다는 방침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블록체인 엔지니어들과 기술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온라인 스터디 플랫폼인 스터디파이에서는 블록체인 스터디가 큰 인기를 끌었고, 블록체인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 또한 많이 늘어났습니다. 단순 교육을 넘어 ‘엔지니어 기획사’를 표방하는 업체도 생겨나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부족한 블록체인 엔지니어 노동 시장의 상황을 재빠르게 캐치해 좋은 인재들을 뽑고, 그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연예인 기획사와 마찬가지로 교육비를 따로 받진 않지만, 엔지니어들이 성장해 좋은 성과를 내게 되면 그들에게 투자한 투자금을 일정 부분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라운드X의 TXGX와 업비트에서 진행한 UDC 등의 개발자를 위한 컨퍼런스가 올해 처음 열렸고 11월에도 또 한번 개발자를 위한 컨퍼런스인 BUIDL SEOUL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올 한해동안 다양한 해커톤과 교육과정 등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영국 옥스포드대 등 전 세계 50개 주요 대학 중 42%는 블록체인 관련 수업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지에서 27만5000여명의 학생이 온라인으로 블록체인 관련 수업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고려대, 한양대, 서울외대 등이 블록체인 관련 과정을 개설했거나 개설 예정입니다.

소셜임팩트 분야의 블록체인

블록체인과 소셜임팩트는 점점 더 다양한 곳에서 조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는 다수의 프로그램이 블록체인을 주제로 했고, 그 중에서 유엔글로벌컴팩트의 특별세션으로 ‘소셜임팩트를 위한 블록체인’이 진행되었습니다. 특별세션에는 이전에 소개드린 적 있는 Bext360 프로젝트의 CEO가 연사로 참여했습니다. 또한 국회 첫 블록체인 컨퍼런스인 GBPC 2018에서는 세계지식포럼의 블록체인 총괄 Sheila Warren이 블록체인과 소셜굿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지난 9월 NPO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오후 협력세션 중 하나로 블록체인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워크샵이 진행되었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기부, 장학금, 반려견 문제 등을 풀고자 하는 프로젝트들도 시작되어 조금씩 개발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소셜임팩트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정말 찾기 어려웠던 점을 생각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품·서비스의 핵심가치

비트코인 광풍으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지난해 말의 코인투자 붐은 전형적으로 심리적인 하이프(hype)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이 주된 평가입니다. 묻지마 투자가 횡행했고, 사람들은 단지 단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비이성적인 심리에 의해 코인을 샀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현 시기를 ‘옥석가리기’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붐이 사그라들고 코인 거품이 꺼지면서 진짜 제대로 된 가치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코인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분야를 식별하게 될 것이고, 또 그만큼 나아가 보면 새로운 적용분야가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킬러앱이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비행기 사고를 기존 뉴스보다 빠르게 전달해 기적을 일으키고 아랍세계의 민주화를 가져왔던 ‘아랍의 봄’을 일으켰던 것처럼 말이죠.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도 봄이 오고 얼음이 녹으면 새싹이 피어오르듯 계속해서 노력하고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프로젝트들에게도 봄이 와서 튼튼하게 자라날 수 있길 기원합니다.

B4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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