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History:거시경제의 이단아, 케인즈의 심장에 비수를 꽂다.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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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변은 일어납니다. 때때로 우리는 이단아들이 거인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합니다. 어제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피파랭킹 1위인 독일의 심장에 축구 이단아 한국이 2:0으로 비수를 꽂은 것처럼요. 경제학에서도 이런 일들은 일어났습니다. 처음에 등장했을 땐 궤변 취급을 받았던 주장이, 나중엔 경제학의 거인이라 불리던 케인즈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버리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오늘은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Theory)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사실 합리적 기대가설은 시카고 학파의 거목이자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수제자인 로버트 루카스 주니어(Robert Lucas Jr)가 주창한 이론이기 때문에 시카고 학파의 이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오늘날 굉장히 중요한 가설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분리해서 나쁠건 없어서 이렇게 따로 분리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학의 이단아, 로버트 루카스.


사실 로버트 루카스는 기존 경제학들과 학문적인 전통부터 매우 다릅니다. 폴 크루그먼이나 다른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학부 과정부터 경제학을 전공한 반면, 로버트 루카스의 경우엔 학부생 시절 철학과 역사를 공부했고, 이후에 대학원에서까지 역사를 공부했던 특이한 경우였죠. 그렇게 역사학을 공부하다가 경제사학을 접하게 되었고, 경제학에 관심이 생겨 경제학 수업들을 듣다가 경제학 박사를 받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 입니다. 기존 경제학자들에 비하면 굉장히 늦게 시작한 셈이죠.

그가 처음으로 경제학을 접하게 된 것은 폴 사무엘슨(Paul Samuelson)의 저서를 통해서였고, 이후엔 시카고 대학의 거장인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강의를 들으면서 신-고전학파(New Classical)이론의 기틀을 잡았습니다.

프리드먼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로버트 루카스도 친-시장주의적인 경제학적 이론들을 발굴하고 연구하는데 매진하게 되는데요. 그러다가 나온 것이 바로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Hypothesis)입니다.

합리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 Hypothesis)



합리적 기대가설은, 경제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합리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나 정책들이 야기할 정책적 결과들도 미리 어느정도 예측하고 경제적인 활동과 결정들을 내린다는 이론인데요. 즉, 사람들은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시장에 있는 정보들을 쓸어담아 학습하고 미래 현상들을 대처한다는 것이죠. 시장 참여자들이 미리 예측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를 간과한 정책들은 기존에 내고자 했던 결과들을 내는데에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대처를 통해서 시장의 참여자들이 자생적으로 시장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이론이 진짜라면 케인즈 경제학은 설 자리를 잃어버릴 정도였습니다. 왜냐하면 케인즈는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적인 규제나 시장의 개입을 통해서 인위적으로 시장을 조정해야 시장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죠.

케인즈는 경제가 침체되면 공공부분 투자나, 통화공급과 같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으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봤지만, 로버트 루카스는 이러한 정책들이 물가 상승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일반 대중들도 눈치를 채고 즉각적으로 소비를 늘림으로써 즉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죠.

로버트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가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1900년도 후반에 케인즈 경제학이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수 없어지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로버트 루카스는 1995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합니다.

로버트 루카스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져서 현대 경제학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이자,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멘큐 교수도 "20세기 후반에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학자"로 로버트 루카스를 꼽을 정도였습니다. 시장주의가 무너지려 할 때 마다 시장주의를 대변하는 굵직한 학자들이 나와서 시장주의를 옹호했는데, 로버트 루카스도 이 중 한 명 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로버트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이론을 누구보다도 실 생활에 잘 적용했던 사람이 다름아닌 루카스의 전 아내라는건데요. 로버트 루카스의 전처는 1988년에 루카스와 이혼 도장을 찍을 때 이런 계약을 했답니다:

7년내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면, 그 상금의 절반을 위자료로 줄 것.

당시에 로버트 루카스는 촉망받는 경제학자였기 때문에, 로버트 루카스의 전 아내는 그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고, 로버트 루카스는 정말로 딱 7년후인 1995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되면서 상금의 절반을 전 처에게 줬습니다. 어쩌면 그가 1995년에 받은 노벨 경제학상은 그의 이론을 최종적으로 검증한 사례일지도 모르겠네요.

-rothbardianism

참고자료

Robert E. Lucas Jr. - Biographical

Robert E. Lucas, Jr.

노벨상 경제학자의 한국 읽기 | 로버트 루카스의 합리적 기대와 정부 역할

경제사상사를 통해 보는 블록체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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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의 현명함이 돋보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 내용 중에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rothbardianism

시장 참여자들이 미리 예측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를 간과한 정책들은 기존에 내고자 했던 결과들을 내는데에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대처를 통해서 시장의 참여자들이 자생적으로 시장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정부가 전혀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가요? 정부 관계자들이 정책을 세울 때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정책 설계를 할 것 같고 모든 시장 참여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정책은 없기 때문에 어떤 정부 정책이든 개입이 있으면 실패하기 마련이다라는 결론이 나올 것 같아서요.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는 것이라면 합리적 기대가설이 정부의 규제나 정책들에 대한 예측에서 출발한다고 봤을때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추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합리적 기대가설은 정부의 정책이든, 자생적인 시장의 상황이든 시장의 참여자들은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그래서 정부 정책 없이도 자발적으로 시장 실패의 과정을 극복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들의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기 때문에 기존 정책을 세웠던 정부 관료들이 예상했던 결과와 다른 결과들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시장개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나는겁니다.

합리적 가설은 시장 참여자들의 대응으로 시장 실패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개입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ㅎㅎ.

네네. 그리고 설사 정부가 개입을 하더라도, 정부 관료들이 예측했던 결과와 다른 결과들이 나올수 밖에 없기에 그냥 개입하지 않고 시장 참여자들의 대응으로 극복할 수 있게 내버려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대학시절 사무엘슨의 ECONOMICS 원서를 한동안 읽은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로버트 루카스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그의 전 처였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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