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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zen25
어제는 바닥에 깔린 흉물스러운 장판을 벗겨냈다. 그 대가는 가혹했다. 장판 아래 감춰져 있던 시멘트 가루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아 지금이라도 다시 덮을까 싶었는데, 물 뿌리고 쓸고 물 뿌리고 쓸고 무한 반복하니 좀 나아졌다.
오늘은 정말 할 일이 많았는데 오후 늦게까지 레 시내 전체가 파업이라 난감했다. 다행히 우리에겐 구세주 초모가 있었다. 촉람사르에 사는 친척이 식료품점을 운영하는데 락다운 기간에도 몰래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이다. 셔터가 내려간 가게 앞에서 얼마간 서성이니 과연 안에서 기척이 들려왔다. 올레! 식용유랑 베이킹 파우더, 아이스크림을 샀다.
저녁에는 돌아와서 청소를 마저 하고 뽑아둔 사진들을 얼렁뚱땅 벽에 붙였다. 좀 우스꽝스럽지만 바람이 불어와 천이 펄럭이면 제법 분위기가 난다. 젠젠이 공항에서 사온 와인을 한 병 나누어 마시고, 호떡과 달고나를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호떡은 80% 성공, 달고나는 완전히 실패. 자정이 다 되어 가서 일단 해산했다.
전할 소식이 많은데 매일 너무 바쁘고 너무 졸리다. 하루를 쪼개고 쪼개어 쓰고 있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갑자기 함정에 빠진 고양이가 생각나네요. 이 사진만 봐도 너무 근사하고 넘나 춘자스러운데요🥰
춘자스럽다니! 저를 가장 기쁘게 만드는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