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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nzen25
춘자입니다.
요즘 춘자 선물꾸러미 만들면서 동시에 춘자 계정에 1일 1포 하느라고 춘자의 초상을 진짜 온종일 봅니다. 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단 말이죠? 흐뭇.
춘자의 초상으로 도배하는 김에 젠젠님(@zenzen25)에게 춘자의 초상 탄생 비화를 들어보았습니다.
춘자 _ 안녕하세요. 젠젠님. 춘자의 초상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젠젠 _ 스팀시티 교토 밋업에서 춘자를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어떤 초상을 그려야 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함께 놀러 간 후시미 사케 마을의 갓파 박물관에서 만났던 요 아이를 기억하시나요?

춘자 _ 으익. 분명 같이 갓파 박물관에 간 건 기억이 나는데 이 징그러운 애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오린가요? 개구린가요? 너모 징그러운데요...?
젠젠 _ 아시다시피 갓파는 요괴입니다. 강, 호수나 바다에도 산다고 하더군요.
춘자 _ 요괴보다 요정 하고 싶은데...
젠젠 _ 후후. 요괴든 요정이든 갓파는 갓파, 춘자는 춘자입니다. 춘자의 우아한 몸짓은 요 아이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표정은 춘자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일본적이고 동양적인 느낌을 살려 선을 단순화해봤습니다. 몇 차례의 시도 끝에 눈 한쪽과 부등호 스타일의 코, 눕힌 하트 모양의 입을 조합하니 춘자다워지더라고요.
춘자 _ 손에 든 것은 술잔인가요?
젠젠 _ 그런 것 같습니다. 춘자는 봄의 아이니까 술잔 대신 꽃을 들고 있고요. 처음 그림을 그릴 때는 춘자 캐릭터가 이렇게 전면적으로 쓰일 줄 몰라서 좀 더 거친 형태였는데요. 스티커나 프로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시 그리고 포토샵으로 작업해서 최종 형태의 춘자의 초상이 나왔습니다.

춘자 _ 음. 초기의 춘자는... 머리가 지나치게 컸군요...
젠젠 _ 후후. 마스터피스는 그냥 탄생하는 법이 없죠.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춘자를 몇 장이나 그렸는지 모릅니다. 공개하지 않았던 b컷들을 공개하죠.


춘자 _ 아니 저건 거... 거북목 춘자! 이건 제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그림입니다! 이러다 곧 거북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휴...
젠젠 _ 제 의도를 간파하셨군요. 노트북 거치대를 반드시 사용하시고, 작업 중에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하도록 하세요.
춘자 _ 명심하겠습니다. 젠젠님의 손끝에서 탄생할 또 다른 춘자의 초상을 기대하겠습니다. 듣자 하니 춘자에 이어 하자, 추자, 동자도 이미 탄생했다고 하던데...
젠젠 _ 쉿. 여기까지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