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수선화의 자생에 얽힌 단상

in #busy8 years ago (edited)

수선화.jpg

<2018.03.12. by ILCE-7>

수선화. 12월부터 3월 사이에 개화하며, 꽃말은 신비, 자존심, 고결.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한 교실 앞 화단에 삐죽히 나온 노란 꽃이 보였다.
같이 오던 선생님이 말하길 수선화라 한다. 3월 초에 꽃이 피고 3월이 가기전에 진다고 한다.
그 선생님이 2년 전 자신이 담임을 할 때 교실에서 키우던 건데 관리가 잘 안 되서 죽어가는 것을 그냥 이 화단에 버렸던 것이라 했다.
애지중지 물도 주고 화분도 갈아주며 했지만 죽어가던 것이 화단에서 어떤 관리도 받지않고 살아난 것이다. 자연의 치유력이랄까, 사람이 자연을 대신할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식물을 건강하게 키워내는 사람들의 노고에 대한 존경이 일었다.(함부로 '농사나 지어야겠다'라는 말을 하면 안 되겠다.)
문득 수선화가 우리 학생들 같단 생각도 들었다. 우리 어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억지로 이것주것 주며 키워내지만 그러한 교육 속에서 차츰 시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에.
더 척박한 상황이 처해졌지만 되려 살아나서 이토록 이쁜 꽃을 키워낸 수선화처럼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믿고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수치나 프레임에 맞추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입장과 그 자연스러운 성장에 맞춰 교육(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단위학교 교육과정, 교과 교육과정으로 점차 교육과정의 지역과 학생에 맞춘 재구성, 재구조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차츰 교육의 프레임도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무엇을, 얼마나, 잘, 가르칠 지 고민도 해야겠지만 일단 학생들을 봐야겠다. 그들이 저 수선화처럼 스스로 피어날 수 있게 말이다.


함께가자 우리.jpg

<캘리그래피를 그려주신 @dorothy.kim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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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수선화 좋아하는데!

애지중지 물도 주고 화분도 갈아주며 했지만 죽어가던 것이 화단에서 어떤 관리도 받지않고 살아난 것이다.

난 우리 애들이 생각났네. 우리 애들 내가 백날 가르쳐줘봤자 지가 하고 싶어야 하지 내가 가르쳐 주는 건 아무 소용이 없잖아 ㅋㅋ몰라 내가 가르쳐 주는 걸 바탕으로 지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법륜스님이 그러셨어. 애기 때는 엄마가 봐주더라도 중학생, 고등학생되면 엄마가 놓아주는 게 아이에게 좋데. 애기 때 엄마 역할 못해줬다고 중, 고등학생 됐을 때 그 미안한 마음으로 아이한테 잘 해주려고 하면 아이가 어긋나 버린다는 거야. 법륜스님 말씀들으면서 오빠랑 이야기할 시간도 생겼으면 좋겠다~ 물론 욕심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덕분에 좋은 말씀듣고 반성하고 그랬네 ^^
애들한테 좀 더 함께 할 시간을 만들어 줘야 겠오.

저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더 자유로우면 먼가 더 대단한 결과물들이 나와서 우리를 깜짝 놀래킬거 같은데.... 먼가 우리 어른의 형태로 재단을 하길 원하는게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됩니다.

이전 시대에야 어른세대의 가이드대로 공부하고 성장하면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그게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꼭 그것만 아니라도 학생들이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자유롭게 살 수 있기 만드는 게 옳다고 생각이 듭니다. 꿈도 생각도 없이 시키는대로 자라는 게 과연 성장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성장.. 마음에 가는 말입니다.
누군가 억지로 요구한다고 사람 마음이 움직이진 않죠 ㅠ_ㅠ
지켜봐야겠죠.
그건 어른이나 애들이나 마찬가지 같아요.
사회의 틀안에 묶여 사는 그런 인생이 가끔은 억압받고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대단한 창의성을 기대하긴 힘들죠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필요하다면 지원을 해야겠지만 그 근간은 본인의 의지와 자유로운 선택에 있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해 주셔서 기쁩니다^^

노오란 수선화 참 이쁘네요.
학생들도 고만고만하고 어릴땐 참 이쁜데 말이죠.
옛날 어른들이 만든 교육과정에 요즘 아이들이
피지도 못하고 참 시들어버리는 것 같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언제쯤 제대로 바뀔까요..

조금씩이지만 바뀌고 있으니 곧 바뀔 수 있을 겁니다. 어른들의 틀에 맞춰 키워지다 그에 도달하지 못해 시드는 아이들이 없어야 할텐데요. 서로 다른 자신의 역량으로 성장하고 그런 각각의 상장과 삶이 지지 받아야 하고요. 댓글 감사합니다.

적어도 재돌샘을 만난 아이들은
스스로 피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멀었어요. 저 역시 예전 교육을 받아 커온 사람이라... 교사를 하며 가장 힘든 게 내가 받아 보지 않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해야 하는 것인 거 같아요. 노력하고 애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겠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선화에 그런 의미가 담겼군요
자생력으로 저렇게나 예쁘게 자랐다니... 대단합니다
근데 재돌님은 교육쪽에 계시나요?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갑니다 :D

네 교육계에 몸담고 있습니다.^^
이날 이후 이 수산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수선화가 좀 더 이뻐 보이기도 하고요.
큐레이팅 감사합니다^^

지난 번에 아이들과 함께 집 앞 마당에 매화나무, 블루베리, 감나무를 심었는데 매일 같이 물을 주고 애지중지해도 아직 새순도 돋질 않네요. ㅠㅠ 식물 기르는건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연의 흐름, 식물이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걸까요? 농사를 잘 지으시는 분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튼 화이팅입니다. 곧 새순들이 퐁퐁 솟아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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