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광고 간판을 보며 드는 생각들

in #busy6 years ago (edited)

DSC05906.JPG

작년 뉴욕에 갔을 때 봤던 간판입니다.

We spend more time matching socks than planning for retirement.
우리는 은퇴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양말 짝을 맞추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눈에 쏙 들어온 글귀입니다. 물론 '그러니까 연금 보험 들어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보다도 일단 글 자체에서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이라 판단되어 그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보면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여 그에 대해 할애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의 경우엔 말이죠.
여기에 몇 가지 생각을 해 봅니다.

우선 생각되는 건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가진 삶 속에서의 무게입니다.
과연 은퇴나 그 후의 삶에 대해 고민하느라 당장 짝짝이인 양말을 신고 다닌다면 그 역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결국 현재의 삶을 구축하고 그를 딛고 미래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조금 다른 문제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통칭하는 집안일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홀벌이인 저의 입장에서는 돈을 벌어오니 우쭐거리고 싶어지기도 합니다만 그 자질구레한 집안일의 무게를 어느 정도 알기에 안 그러려고 노력하지요. (자취경력이 16년 정도 되다 보니 그놈의 집안일은...)

다른 하나는 은퇴에 대해 내가 얼마나 현실적이지 못 하고 무계획적으로 접근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막연히 은퇴 후 퇴직 연금으로 생활하며 여유롭게 여행도 하는 상상을 해 보지만 그렇게 녹록지만은 않은 일 같아요. 연금 개시 연도가 2044년인데 25년 정도가 남았군요! 근데 정년퇴직은 그보다 2~3년 앞이니 무소득으로 생활해야 하는 공백 기간이 생기네요!! 혹 정년보다 일찍 나가게 된다면 더 큰 일이겠단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정년까지 교사 생활을 굳건히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거든요. (스팀잇을 아주 열심히 해서 그 공백 기간을 전업 스티미언으로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행복회로도 돌려봅니다만...) 좀 더 은퇴나 그 후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또 하나의 생각은 '균형'입니다. 결국, 양말 짝을 맞추는 것과 은퇴에 대해 계획하는 것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 테니까요. 즉 현재에 대한 충실과 미래에 대한 대비와의 균형이 필요하리란 것입니다. 비단 이 주제에서 뿐만 아니라 살아감에 여러 부분에서 균형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당장 스팀잇과 현실 생활 사이의 균형, 즉 스라벨에 대해 늘 고민하는 지점이 있으니까요. 간만 아래에 보이는 노란 글씨 'Let's make time for our future.'는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내기 급급한 저에게 던지는 균형에 대한 충고로 받아들여지더군요. (물론 저 보험회사는 그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신들에게 맡기라는 것이겠지만요. ^^)

어쩌면 제가 받아들인 것처럼 양말 짝을 찾는 것이 일상을 말하는 것이 아닌 쓸모없는 것이라 치부하고 저 문구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 단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해. 우리가 도울게. 아니 우리에게 그냥 맡겨줘.'라는 의미였는지도 모르지요. 뭐 결국 받아들이는 건 제 맘이니까 그냥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죠. ^^


그나저나 정년은 줄어들었는데 연금 개시 나이는 높아지니 문제입니다. 연금을 받기 전에 굶어 죽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연금 받을 것을 퇴직금으로 받아서 치킨집 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음... 그렇게 치킨집 차리면 스팀이나 스팀달러로 결제할 수 있게 해야겠네요. (아... 이 무슨 망상인지. ^^;;;)


일요일 밤입니다. 어서 잠자리에 들어 월요일을 준비합시다!
저도 이만 글 쓰고 자러 가야겠습니다. 행복한 밤 되시고 활기찬 월요일 되세요. ^^


거북토끼2.jpg

<캘리그래피를 그려주신 @dorothy.kim님 감사합니다.>

Sort:  

미래에 대한 고민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언제나 따라다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담보 잡히는 건 반대입니다.
지금 열심히 학교 나가시고, 아이들과 아내분과 행복하게 가정을 꾸려가시는 것이,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간단히 생각하세요.

그리고 오늘도 편안히 주무세요^^

감사합니다^^ 저 역시 미래를 위해 현재를 담보 잡히는 것은 반대이나 미래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하겠죠. 여러모로 힘든 일일테지만요.^^

현재도 즐기고 미래도 준비해야 하고 모든게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준비해야겠죠^^
재돌님도 행복한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월요일 잘 넘긴 듯합니다.
어렵지만 현재도 미래도 놓칠 순 없겠죠.^^;;;

현재를 살아라, 현재를 즐겨라 등의 문구를 보면 정말 그래야겠다 싶다가도 마냥 현재만을 볼 수 없는 나이가 되면 길을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균형을 찾는다는 것, 균형을 맞춰간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 같네요.ㅠㅠ

어찌됐든 살아야하니..ㅋ
5월의 마지막 주도 미소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균형이라는 게 어려우니 옛 성현들이 죄다 중용이니 균형이니 중도니 하는 이야기를 했겠지요. 균형을 잡진 못 해도 어쨋든 살아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저광고 본 것 같네요. 저는 인덱스펀드 구입해서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습니다.ㅎㅎ

오호 투자를 잘 하시나 봐요! 전 투알못이라 ㅠㅠ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정말 막막해집니다. 쉽게 답이 보이질 않으니, 당장 눈앞에 있는 양말 짝이나 맞추고 앉아있게 되는 저를 발견하게 되네요ㅠㅠ

열심히 양말 짝 맞춰내며 현재를 살아내면 당연하게 은퇴 후 삶이 보장 되었으면 좋겠네요. 여튼 새로운 한주 힘차게 시작해 보아요.

감사합니다. 째돌님도 편안한 밤 보내시고, 힘찬 아침 맞이하셔요~^^

쉽지가 않은 주제인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현실에 집중을 하고 싶습니다.^^

맞아요.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내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씻을 길 없기에, 사실상 우리 나라에서는 노후를 개인이 준비해 놓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이기에 현실만을 바라보고 살 수 없기도 합니다. ㅜㅜ

동감합니다.ㅠ.ㅠ

현재든 미래든 함께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치우치지 않고 간다는게 어렵지만요~
먼저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버리는 실수는 없도록 할게요. ^^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29
BTC 63013.55
ETH 2460.64
USDT 1.00
SBD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