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8 가끔은 옆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in busy •  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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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같은 토요일 워크샵을 들으러 나가는 길. 오전시간대라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하철 안은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말 아침부터 피곤하구나...

어젯밤 11시에 귀가한 후 이주간 건드리지도 못했던 방을 정리했다. 땅바닥에 널부러진 책들을 정리하고 책상위의 물건들을 모두 들어내 물티슈로 닦고 필요한 물건들만 올려두고, 쓰레기를 분류해 봉투에 넣었다. 빨래도 돌리고 이불도 갰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청소를 해야지 하는데, 요즘은 정신을 차려보면 2~3주는 훌쩍 지나있는 것 같다. 삶이 정돈되지 않으니 옆을 보지 못하고 앞으로만 떠밀리듯 전진하고 있는 것 같다.

청소를 마치고 불현듯 대학시절에 썼던 사회학 수업의 과제가 읽고 싶어졌다. 언제나 예전에 써놨던 글들을 읽는 것은 즐겁다. 지금보다 서툴긴 해도(사실 점수가 걸려있던 글들이라 퀄리티가 지금보다 나을 때도 있다 ㅋ) 당시에 내가 갖고 있던 사상이나 생각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으니...

글의 주제는 뒤르켐의 자살론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었다. 대학교 4학년 1학기가 되어 사회학 개론을 들었는데, 원래부터 사회학과에 진학도 염두에 두었던 나로썬 왜 이 수업을 4학년 때 들었나 싶다. 여튼, 당시의 나는 사회학이 재밌었고, 사회학 서적들에 대한 리뷰를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어 4권 정도의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글을 읽어보니 당시의 나는 꽤 진보적인 학생이었던 것 같다. 사실 입사를 하기 전만해도 이것저것 나의 생각을 널리 퍼트리겠다며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당시의 나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과제를 읽고 나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나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없어졌으며, 놀랍게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흥미를 잃고 있는 듯 하다. 그저 눈 앞에 주어진 일만 기계처럼 해치우며 오늘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청소를 하거나 과거의 흔적을 더듬어보며 삶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어떤 가수의 노래처럼 초심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그 변화는 좋은 방향어야하지 타락의 길이어서는 안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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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이네요

이제 나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없어졌으며, 놀랍게도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흥미를 잃고 있는 듯 하다. 그저 눈 앞에 주어진 일만 기계처럼 해치우며 오늘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저를 포함하여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 하네요 ㅠㅠ

옆을 볼 수 있는 여유라는게 확실히
쉽지 않기에 글을 통해서 극복하려는 모습 보기 좋고
응원합니다.

까페에서 차한잔하시면서 조금이라두 쉬세요^^

일주일에 단 얼마라도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많이 공감합니다.
점점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마지막 문장을 열렬히 웅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