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러운 한국 회식문화

in #busy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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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림왕 양치기)

바야흐로 연말모임의 절정의 시기입니다. 이런 저런 모임에 간이 남아나질 않는 시기이기도 하죠.

즐거운 사람들끼리의 만남이야 언제든 환영이지만

직장에서의 회식은 썩 달갑지 않은 많은 직장인들의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직장의 너무나 잦은, 강압적인 술 문화로 인해 퇴사를 결심했기에

주변 친구들의 회식으로 인한 곡소리가 퍽 애잔하게 들리더군요.

술은 철저히 기호식품입니다.

한마디로 호불호에 따라 즐길 사람은 즐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마시지 않으면 되는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슈크림빵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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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슈크림빵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에게 왜 슈크림빵을 먹지 않냐며 압박을 주지 않으며

슈크림빵을 적게 먹으면 슈크림빵이 약하다며 비꼬거나 그 사람을 놀림감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담배, 라면, 치킨 등등 떠올릴 수 있는 어떤 기호식품도 상대에게 강요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 예외적으로 술만이 유독 한국에서 그런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죠.


저는 이것이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적 신장을 하나 적출한 수술을 받았고, 기독교인으로서의 신념에 따라 술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사회에 나와보니 이것을 단점이자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원치 않게 술을 강요받는 상황에 여러번 놓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건강이 우려되어 술을 자제하고자 한다고 하니 한 상사가 말하길

술을 일단 마시고 그 후에 건강이 나빠지면 마시지 말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마치 내가 너를 주먹으로 계속 칠테니 나중에 멍이 들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피가 나면 그만 맞도록 하자는 식의 논리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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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으로 인한 외상은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한 내부 장기 손상 등 건강상의 피해는 복구도 어렵고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점을 두고 보면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몸 담았던 조직의 술 문화가 구시대적이고 극악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술문화는 술을 권하는 것 이상의 강요가 묻어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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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때문에 유독 술에 관하여 이런 문화가 만들어졌는지!!

저는 아니 궁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중동의 대표적 방송사인 알자지라는 '한국인의 숙취'란 제목으로 한국의 음주 문화를 심층 진단하는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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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송은 폭탄주 회식, '후래자 삼배(늦게 오는 사람이 3잔 단번에 마시기)' 등 모습을 전하며 "한국의 음주 문화는 한마디로 "매우 폭력적"이라고 평가했죠.

이러한 한국의 유별난 술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1920년 발간된 '세계알코올 대사전'을 통해서입니다.

이 사전은 여러 쪽을 할애해 한국의 역사, 문화, 지리와 함께 음주 행위를 소개하고 "한국인은 술 마시기를 매우 좋아하며, 타인의 음주 행위에 매우 관대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유례가 깊은(?) 폭력적인 술문화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요?

여러 학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술은 단순히 친목과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일 중독과 사회적 불안에서 탈출하려는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도피수단으로 술을 택한다는 것이죠.

또한, 개인보다 공동체를 우선하는 문화 속에서 음주 행위는 곧 사회 활동으로 간주됩니다. 그로 인해 개인 주량이나 자유 의지와 상관 없이 술 마시기를 강요받기 쉬워진 다는 것입니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가족주의적 사회구조를 지닌 탓에 개개인의 신체 조건, 신념 등을 이유로 술잔을 거부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절이 싫어서 떠났지만 주위 사람들의 고충을 듣고 있으면 제가 완전히 절을 벗어난 것 같지가 않습니다.

한국사회의 여~~~~~~~~~~~~~러 고칠 점 중에 이 지긋지긋한 술문화,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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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요즘은 좀 나아졌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술마시는 사람들은 술 잘 마시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네 아직 갈 길이 먼 듯 합니다.

하하 찍으러온김에 팔로우도 하고 가겠습니다.

저는 진작에 팔로우 중이었던 고츄챰치님 ㅋㅋ 영광입니다

@showroo 님! 잘 읽었습니다. 저부터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나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술 좋아하는건 전혀 문제가 아니지요 ㅋㅋ 제가 슈크림빵을 좋아하는게 문제가 아니듯. 다만 그걸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게 문제입니다. 더구나 술은 과하면 건강에도 해로운데 ㅋㅋ 히마판?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showroo님 강요는 서로 불편한거지요. 편안하게 즐기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맞아요 저는 한 친구와는 술자리를 꽤나 즐기는 편인데 그 친구는 제가 마시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제 양껏 마시더군요. 그런 자리라면 언제든 환영이지요!

이제 이런 야만적이고 무식한 술권유 악습은 없어질 때가 되었는데도 이놈의 상명하복이 목숨인 회사땜시...

술 안 좋아한다고 못 먹는 사람한테 억지로 먹이고 회식에 불참하면 배신자 취급하고 한국사회는 한참 갈 길이 멀었습니다 ㅉㅉ

보팅 리플하고 갑니다 :)

맞는 말씀이에요 이게 한국 사회의 창의성을 얽매고 노동효율성을 악화한다는 것을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참 그런거 같아요
술이란게 과하면 몸을 상하게하고
게다가 못마시는 분들은 곤혹스러울수 있는거죠 ㅠ

맞아요 ㅋㅋ 과유불급을 몰라요 술자리에서...

그래도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덜해진것 같습니다만 당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면 아직도 견뎌내기 힘든 부분이 있나봅니다.

많이 나아졌죠 ㅋㅋ 그러나 어디든 병폐는 있다는 게...

무척이나 고민고민 하셨으리라 생각되네요.
100%이상 공감됩니다.

저는 아예 술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저에게 가끔 에이 그건 멋이 없는거죠 라는둥 놀림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죠 ^^
성격상 다른 이들과 논쟁을 즐기지 않지만
직장에서 한번 상또라이라는 모습을 보여준 이후에는 목숨의 위협을 느껴서인지 건드리지 않더군요.

싫다는걸 억지로 시키려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진정 싫다면.. 내 생각을 관철시켜야 할 때도 있지요.

같이사는 사회란 모두가 같이하니 너도해라는 의미가 아닌이 모두의 특이점을 인정하며 이해와 배려로 납득시켜야 하는 것이란 사실을 지금도 모르는 멍멍이 같은 상사는.. 깨닫게 해줘야하죠.

어찌 생각하실런지 모르지만
상사만 가르치는건 아니죠.
경우에 따라 상사도 직원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면 바뀌어야만
하는것이 당연한 것이고 이를 인정하지 못한다면 멍멍이란 평가를 들어야겠고 부득이한 경우 다른 방법을 취해야겠죠.

아침부터 흥분했네요 ^^
제 인생에서도 술로 기인한 상당한 전투가 있었기에 ^^

자꾸 권유하면 뒤집어 버리세요.
아주 제대로 ^^

ㅋㅋㅋㅋㅋㅋ 저도 아예 상또라이 컨셉으로 가서 못건드리게 만들까 고민도 수번 해봤는데 sochul 님께선 실행에 옮기셨었군요 ㅋㅋ 이렇게 길게 댓글 남겨주시니 감사하고 공감해주시니 감동입니다! sochul님과 같은 생각을 가진 상사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살고 싶은 나라라는게 대단한 복지가 갖춰진 나라일 수도 있겠지만 건전하고 건강한 시민문화가 정착된 나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걸 싫어라하는 직원도 많긴 합니다.
술묵고 싶은데 상사가 항상 맨정신이니 술먹고 갤갤거리는걸 절대 인정하지 않으니 말이죠 ^^
대신 술만푸는 회식문화는 같이할 수 있는 스포츠, 음악회, 오페라관람 등으로 대체했죠.
술은 마시고 싶은 다른 사람들과 마시라고 제가 맡고있는 동안 알코올은 없다고 했으니 저도 술마시라는 상사와 같게 된 걸까요? ^^

제가 부하직원이었으면 올레~! 를 외쳤을 것 같습니다 ㅋㅋ 술은 철저한 기호식품인데 마시고 싶은 사람끼리 마시면 문제가 없죠 ㅋㅋ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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