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11] 쥐 Maus - 함부로 논할 수 없을만큼 무거운 그림책

in #bookst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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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oaae님에게 선물받은 대문입니다.


11

함부로 논할 수 없을만큼 무거운 그림책

아트 슈피겔만 - 쥐 M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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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es24 ( ISBN: 9788998515058 )


눈길을 사로잡는 강렬한 표지, 나는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를 처음에 보지 못했다. 아마 회사 친한 언니의 권유가 아니였다면 이 책이 어린이 동화이거나 트렌디한 일러스트 모음집 정도로 기억 속에서 잊혀졌을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평소 취향이 비슷한 회사 언니가 이 책을 보라고 추천했기 때문이다. 언니는 나와는 달리 역사 지식이 풍부하며 특히 '유대인의 홀로코스터'에 관심이 많다.

나는 이 책에 대해서 말을 아끼려고 했다. 나같이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책에 대해 감히 평한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아주 무거웠다. 실제로 무게가 무겁기도 하고 안에 담긴 내용을 음미할수록 무거워졌다.

그래도 이렇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나 나처럼 아직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이 이 책을 알게 될 지 모른다는 작은 희망 때문이다. 확실히 이 책은 아주 무겁고 심각하고 끔찍할 수 있는 '홀로코스트'에도 살아남은 생존자의 기억과 일상을 쥐라는 의인화와 만화라는 형식을 차용해 조금은 순화시켜준다. 이해하기 쉽고 술술 읽힌다.

이 책은 작가 아티가 아버지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아버지의 인생을 그린 책이다. 아버지 블라덱은 홀로코스트를 겪어내고 살아남은 유대인 생존자다. 아버지 블라덱이 어머니 아냐를 만나고 결혼하는 과정부터 2차 대전이 발발하고 소스노비에츠에서 아우슈비츠까지 끌려가야했던 끔찍했던 기억, 그리고 아우슈비츠를 탈출하는 개인의 역사를 담고 있다.

아버지의 어두웠던 과거의 역사와 더불어 아들 아티와 아버지의 관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현재 시점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두 가지가 인상 깊었다.
하나는 아버지 블라덱의 인간적 결점이다. 블라덱의 아냐를 사랑하는 마음, 끔찍한 환경 속에서 늘 수완을 발휘하며 삶을 버티는 그의 모습은 인간적인 감동과 놀라움을 준다. 그러나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끔찍히 박해받고 트라우마를 겪음에도그는 흑인을 깊이 차별하는 인종주의자가 되었다. 블라덱은 괴팍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인해 주위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아티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역시 함께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를 단순한 피해자로만 그리는대신 작가는 입체적인 아버지의 실제 모습을 그리는 걸 택했다. 아버지가 그리지 말라고 했던 개인적인 연애사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다른 하나는 홀로코스트를 겪지 않은 세대, 아티의 죄책감이다. 어디든 세대 차이와 갈등은 존재하지만 미국 대중문화를 보고 자란 평화의 시대 아티와 먹고 자는 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던 지옥에서 살았던 아버지 세대 사이의 간극은 크다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은연중 그 경험을 겪지 않았다는 죄책감이 늘 그를 짓누른다. 아버지는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휴유증이라는 방식을 통해 아티에게 은연중에 전염하고 있었다. 비극은 한 세대로 끝나지 않는다.


인상깊었던 컷 두 장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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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는 고양이인가요??? 무거운주제를 만화책으로 쉽게 풀어주신거같네요~ 정말 상받을만한 책이에요!

네 유태인은 쥐, 폴란드인은 돼지, 독일인은 고양이로 표현했더라고요.. 나름 저자의 시선이 담긴 캐릭터선택!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처음 들어본 책이에요. 이 책도 일단 찜 목록에... 늘어난다... 리스트가...

와~~~ 유대인 6백만명이 죽었다니... 어마어마하고 상상도 안 되네요. ㅠㅠ

죽인 방법도 하나같이 끔찍해요. 비단 독일에서만 일어났던 비극은 아니겠지만요... 폭력과 증오는 전이되기 쉽단 생각이 들어요.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길 후회 안 하실거에요.

차별과 세대갈등...
인간이라면 짊어지고가야할 평생의 문제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생각해보면 두 단어가 한국에 적용해봐도 이질감이 없는 단어죠.
관용이 필요하겠죠? 쉽지 않지만..

관용이 필요하겠죠? 쉽지 않지만..

동감합니다.

KR 커뮤니티 출석부 함께 응원합니다~♩♬
행복한 수욜 ♥ 보내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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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합니다. 블루엔젤님:D

김사합니다. 블루엔젤님:D

리뷰만 읽어도 굉장히 무거운 느낌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네네 만화책에 대한 편견을 깬 책이라고도 하더라고요 풀리쳐상을 탔다는 ^_^

저자가 바보군요
쥐는 mouse 입니다!

ㅋㅋㅋㅋㅋ 독일어라고 하네요

ㅎㅎㅎ 네 독일어군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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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에서 지워야할 기억들이죠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 같네요 시간되면 읽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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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지우고 교훈은 기억해야겠죠. 아무일도 없었으면 참 좋았을 테지만요^_^ 감사합니다!

비극은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말이 안타깝네요. 유대인의 비극이 관한 건 영화 쉰들러리스트를 통해서만 접했는데, 이 책은 과거를 돌아보는 지금의 시점이니 조금은 덜 힘들게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네 적어도 주인공 아빠쥐는 무사할 걸 아니깐 조금의 위안이 되더라고요. 전 쉰들러리스트와 사울의 아들 정도 본 것 같아요. 역사 지식이 짧은지라... 이런거 볼때마다 인간의 잔인한 폭력성에 놀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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