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책으로 배우기]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5 : 아이들 part 2 부부 vs 부모

in #booksteem7 years ago (edited)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The Course of Love

  •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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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아이들

부부 vs 부모

가족들은 주방에 모여 과일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있다.
커스틴이 블루베리를 사려고 특별히 나갔다 왔건만,
접시 위에 블루베리를 웃는 모양으로 놨건만,
두 아이는 과일은 하나도 안 먹겠다고 단호히 거부한다.
라비와 커스틴은 저녁에 교대로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데 오늘 밤은 커스틴 차례다.
아이들 방에서 커스틴은 두 아이를 양옆에 바짝 끌어당기고 동화를 읽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아이들이 더 읽어주기를 원하자 커스틴은 옛 스코틀랜드 자장가를 불러준다.

라비는 계단참에 앉아 커스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감동한다.
아내가 특별히 능숙한 어머니로 발전하는 과정을 목격해왔다는 것이 특권으로 느껴진다.
원래는 이 시간에 무엇보다 맥주 마시기를 좋아하던 그녀였다.

“오늘 밤 어때?”
오늘 아침, 아이들 식사를 준비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전에 욕실에서 화장을 하던 커스틴이 했던 말이다.
“좋았어.” 라비가 미소 지으며 이렇게 덧붙인다. “당장 수첩에 적어놓아야겠군.”
농담이 아니다. 금요일 밤인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으며, 한참 만이다.

저녁이 되고, 라비는 먼저 들어가 침대에 눕는다.
반시간 뒤 커스틴이 들어온다.
라비가 어떻게 말문을 열지 궁리하는 찰나에 그녀가 먼저 친구가 오후에 전화한 얘기를 꺼낸다.
가엾은 친구의 어머니가 식도암에 걸렸는데 정말 느닷없는 선고였다는 것이다.
그는 커스틴이 얼마나 좋은 친구인지 그리고 타인의 어려움에 얼마나 깊이, 본능적으로 공감하는지를 새삼 느낀다.
다음으로 커스틴은 요즘 아이들의 대학 교육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먼 애기지만, 살림이 빠듯하니 많이는 아니더라도 나중에 목돈을 마련하려면 따로 저금을 하기 시작해야할 때라는 것이 요점이다.

라비는 헛기침을 한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절박함이 몰려온다.
어느 덧 밤이 깊어진다. 다음날 일찍 아이들이 수영 교습에 가야한다.
라비는 에스터와 윌리엄이 나중에 어떤 분야를 공부할지에 대한 커스틴의 숙고가 끝나기를 ㄱ다린 후에 팔을 뻗어 손을 잡는다.
그녀는 잠시 그대로 있더니 이내 그의 손을 꼭 잡고 둘은 키스를 한다.
그러는 동안 시선은 침대 옆 탁자로 흘러간다.
커스틴이 탁자 위에 놓아둔 윌리엄의 카드에는 ‘엄마 생일 축하해요’라는 글과 함께 더없이 온화한 해님이 생글생글 웃고 있다.
그걸 보자 윌리엄의 장난기 어린 얼굴이 떠오른다.

라비의 마음 한쪽에서는 아내를 유혹하고 싶은 욕구가 절실하고 아주 오랫동안 그걸 원해왔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꼭 집어낼 수 없는 이유로 지금 자신이 그럴 기분인지를 확신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생기고 우리의 파트너에게 특별히 부모다운 면이 노골적으로 요구되는 순간
서로가 처음 몇 달 동안 아슬아슬하고 재미있는 행위를 함께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희미해진다.
상대의 성적 자아가 하루 종일 걸치고 있어야 하는 양육자로서의 정체성 밑에서 점점 희미해지는 것이다.


꽤 오래 미뤄왔던 아이들에 대한 두번째 정리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를 키우는 부부에 대한 정리네요.
이 부분은 굳이 정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현실적이기도 하지만 상상만 해도 슬프네요.

어려웠습니다. 책의 이곳 저곳을 섞어 엮기도 했고
제 언어로 바꾼 부분도 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정말 너무 현실적인 언어로 쓰여 있어
제가 이걸 통해 결혼을 배워도 될까 하는 물음도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버릴 내용은 없다는 건 분명한 듯 하죠? ㅠㅠ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0 : The Course of Love 책 소개]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1 : 청혼의 낭만]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2 : 청혼의 또 다른 얼굴]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3 : 결혼 후, 별것 아닌 일들!? (feat.토라짐)]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4 : 아이들 part 1 또 다른 사랑]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5 : 아이들 part 2 부부 vs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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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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